‘고기 무첨가’ 표기 허용하고 자율주행트럭 상업운행 허용(종합)
규제개혁위 열고 31건 신산업 규제개선
산업부도 역대 최대 74건 규제특례 승인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강신우 기자] 앞으로 대체육(진짜 고기처럼 만든 인공고기) 제품에 ’미트 프리(Meat Free·고기 무첨가)‘라는 홍보 문구를 쓸 수 있다. 또 같은 게임이 플랫폼이 다르다는 이유로 일일이 등급 심의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진다.
정부는 이와 함께 ‘레벨3’ 자율주행 트럭의 장거리 상업운행을 시범 허용하는 등 규제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정부, 31개 규제개선방안 확정
정부는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규제개혁위원회를 열고 이를 포함한 31개 규제개선방안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식품기업은 특정 제품에 고기나 콩 등 특정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제품에 표시·광고할 수 없다. 이 원재료를 사용하는 제품과의 부당 비교 표현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체육에 ‘고기 무첨가’, 콩 알레르기 환자용 식품에 ‘콩 무첨가(Soy Free)’란 표시가 없는 이유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식품표시광고법 시행령이 소비자 기피 원재료 정보를 저해하는 규제라고 보고 내년 6월 이를 개정하기로 했다. 미국이나 일본, 국제식품규격에서는 이미 이를 허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연내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분류규정을 개정해 모바일, PC 온라인, 비디오 중 하나라도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은 다른 플랫폼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진 같은 게임이라도 플랫폼에 따라 일일이 등급 분류를 다시 받아야 해 게임 개발사가 수수료 부담과 함께 출시를 늦춰야 했다.
조선소의 선박 시운전 과정에서 나오는 액화천연가스(LNG) 증발가스 자가소비(재활용)도 허용한다. 기존에는 조선소가 증발가스를 자체 처리할 수 있는지가 모호해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고도 가스를 대기로 방출할 수밖에 없었다. 산업부는 내년 말까지 증발가스 회수사용을 위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총리실은 1만4800TEU급 컨테이너 1척에서 나오는 회수 가스로 약 7000만원어치의 난방용 도시가스비용을 절감하고 연 168톤(t)의 온실가스 배출권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진욱 국무조정실 규제개혁기획관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리걸 테크(legal tech) 산업 관련 규제도 법무부, 변호사협회, 관련 기업 등과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트럭 장거리 상업운전도
자율주행트럭 장거리 상업운전도 시범 허용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무역보험공사에서 제4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를 포함한 총 74건의 규제특례 안건을 승인했다.
자율주행트럭 스타트업 마스오토는 이번 규제특례 승인으로 14대의 11.5톤(t) 트럭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하고 인천과 부산을 오가는 유상 자율주행 화물운송 시범 사업을 펼친다. 운전자가 탑승하지만 위험 상황에만 개입하는 ‘레벨3’ 자율주행트럭의 장거리 상업운전은 국내 최초다.
산업부는 지난 2019년 이 규제특례 제도를 통해 40㎞ 이내의 특정 구간에서 자율주행 자율주행 셔틀버스 운행 서비스를 실증한 바 있다. 당시 실증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보고 이번에 좀 더 규모 있고 사업성 있는 자율주행 시범사업을 추진해보기로 한 것이다.
산업부는 이와 함께 총 74개 안건에 대한 규제특례를 승인했다. 2019년 이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수소연료전지 추진선 실증(빈센 등 컨소시엄)이나 수소 튜브 트레일러를 활용한 수소충전소 운영(한국가스공사),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영무파라드 등 4개사) 등이 실증 혹은 임시허가를 받아 서비스를 준비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 제도가 단순히 신사업 실증이나 임시허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신사업 관련 법령을 정해진 기한 내 정비할 수 있는 이행 체계를 확립하고, 법령 정비가 늦어지는 동안 이를 면제하는 융합규제특별법 제정도 추진한다. 또 현재 통상 2년인 실증·임시허가 기간도 최대 5년까지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규제특례허가는 경쟁의 출발선에조차 서지 못한 기업에 사업기회를 부여하는 의미 있는 제도”라며 “이들 기업이 변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시대를 앞서가는 과감한 규제혁신을 추진하겠다”이라고 밝혔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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