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진옥동號, 주력 계열사 세대교체로 시작

조귀동 기자 2022. 12. 2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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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은행, 카드, 생명보험, 투자증권 등 주력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를 세대교체 형태로 바꾸는 인사를 실시했다.

대신 나머지 비주력 계열사의 경우 대부분 연임을 했다. 금융지주의 경우 임원들은 대부분 제자리를 유지하는 대신 계열사 재무성과관리 전담조직을 없애는 등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중요한 지점에서는 변화를 추구하지만, 그 외에서는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포석을 한 셈이다.

신한금융그룹은 22일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사장단 후보를 추천하고 지주회사 경영진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에 선임된 CEO 후보들은 내년 3월 각 회사별 주주총회에서 표결을 거쳐 정식으로 선임된다. 금융지주사 임원들은 내년 1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신한금융지주는 22일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자회사 사장단 후보를 추천했다. 한용구 신한은행장 후보(왼쪽부터),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후보,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후보 등이 추천됐다. 또 신한투자증권은 김상태 사장 단일 대표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조선비즈

◇ 1966~68년생 CEO 대거 등장

은행, 카드, 생명보험 CEO들은 1966~1967년생들이다. 1960~61년생이 주였던 기존 CEO 대비 연령대를 확 낮춘 것이다.

한용구 신한은행장 후보는 1966년생이다. 1월부터 신한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진옥동 현 행장(1961년생) 대비 5년 젊다. 한 후보는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연금사업부장, 퇴직연금사업부장, 신한금융지주 원신한전략 본부장,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지냈다.

지난 2008~2009년 일본 SBJ은행(신한은행 일본 현지법인) 출범 당시 인사와 조직 설계를 담당하면서 진옥동 회장 후보와 함께 일했다. 영업그룹 부행장으로 은행 현안에 대해 이해가 깊고, 영업점 혁신을 추진하면서 리더십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직전 모든 영업점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소통하면서 혁신 방향을 설명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2009년 일본 SBJ 은행 출범식. /신한금융지주

임영진 사장이 3 연임을 했던 신한카드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문동권 경영기획그룹장(부사장)이 후보로 선임됐다. 문 사장 후보는 신한카드의 첫 LG카드 출신 CEO다, 1968년생으로 연세대를 졸업하고 LG할부금융에 입사했다. 1960년생인 임 사장의 연령을 고려하면 세대교체 의도가 분명한 인사다.

신한금융은 문 사장 후보에 대해 “경영기획그룹장으로서 시장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사업계획 수립 및 운영, 효율적 자원배분 등 안정적 경영관리를 바탕으로 탄탄한 성과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보여준 과감한 혁신성과 추진력을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신한라이프는 이영종 퇴직연금 사업부문장(부사장)이 사장 후보로 선임됐다. 이 사장 후보는 오렌지라이프 인수 당시 금융지주 전략기획팀 본부장으로 인수 작업을 지원했다. 2021년 1월부터 6개월 간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부사장)을 맡기도 했다. 1966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신한금융은 “양사 통합의 세부 과정을 지원하였으며 쌍방향 소통과 협업 마인드로 구성원들의 신뢰가 높다”고 이 사장 후보를 소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김상태 공동대표(사장)가 단독 CEO를 맡기로 했다. 임기가 끝나는 이영창 공동대표(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난다. 김 사장은 미래에셋증권 IB(투자금융) 부문 사장으로 일하다 지난 3월 신한투자증권 사장으로 영입됐다. 1965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KDB대우증권, 메리츠증권, 유진증권 등에서 IB 업무를 오랫동안 해왔다.

신한금융은 “GIB 총괄 사장 취임 후 주식 인수, 채권 발행 등 전통적인 증권업의 IB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만들어왔다”고 단독 대표 체제로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 본점. /신한금융지주

◇ 부회장직 신설 “계획 없어”

관심을 모았던 부회장직은 신설되지 않았다. 이번에 교체된 CEO들 중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은 부회장직이 만들어지면 승진 형태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부회장직이 만들어질지 여부에 대해서 결정이 나지 않게 됐다. 신한금융은 “부회장과 관련한 계획은 없다”며 향후 추가 논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부회장직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은 금융지주 인사를 대폭 실시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금융지주 임원들은 대부분 연임했다. 이인균 운영부문장(COO), 안준신 브랜드홍보부문장(CPRO), 왕호민 준법감시인(CCO), 김성주 감사부문장은 연임했다. 고석헌 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장(CSSO)은 동일 업무를 맡으면서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금융지주의 계열사 관리 방식에는 변화를 추구했다. 그룹 차원의 재무성과관리를 전담해온 지주회사 경영관리부문이 해체됐다. 지주와 자회사 겸직 형태로 운영되어온 WM(자산관리), 퇴직연금, GMS(고유자산운용) 사업그룹장도 자리도 없앴다. 대신 원신한부문과 신사업부문이 신설됐다. GMS 쪽을 맡아온 장동기 부사장은 연임돼 신사업부문장으로 이동했다. 경영관리를 맡아온 김태연 상무는 글로벌·신사업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금융은 “핵심 자회사인 은행·카드·증권·라이프의 CEO 교체는 신임 금융지주 회장 후보 추천에 따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12월 초 차기 회장 내정자가 추천된 이후, 자회사 사장단 및 지주 경영진 인선에 대해 조용병 회장과 진옥동 내정자가 충분히 상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정 속에서 변화를 꾀했다는 메시지를 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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