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난해하지만 매혹적인 철학자 자크 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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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주의 철학'의 창시자 자크 데리다(1930~2004)는 누구보다도 난해한 철학자였지만 20세기 후반 세계 지성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철학자였다.
프랑스가 지구 상에 배출한 가장 위대한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책은 데리다가 바라본 서구 철학 전통, 사후 나치 부역 혐의로 홍역을 치뤘던 폴 드 만과의 이야기 등 다양한 맥락에서 데리다의 개념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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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데리다 강선형 지음 / 컴북스캠퍼스 펴냄
'해체주의 철학'의 창시자 자크 데리다(1930~2004)는 누구보다도 난해한 철학자였지만 20세기 후반 세계 지성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철학자였다. 프랑스가 지구 상에 배출한 가장 위대한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프랑스령 알제리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평탄치 못한 학창생활을 보냈다. 파리로 이주한 뒤 유대인이란 이유로 중학교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그는 "학교로부터 쫓겨났을 때 낯섦의 감각, 외부적이라는 감각, 귀속되지 않았다는 감각은 더욱 깊어졌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고등학교 때에는 축구에 빠져 대학 입학 자격고사(바칼로레아)에 떨어졌다. 재수 끝에 1952년 명문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으나 학과 공부에 신경을 쓰지 않아 한번 낙방한 끝에 교수 자격시험에 간신히 합격했다.
그가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고등사범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던 1967년 '그라마톨로지'(Grammatology) ,'목소리의 현상','글쓰기와 차이' 3부작을 잇따라 발표하면서부터다. 텍스트 뒤의 구조를 밝혀내려는 구조주의가 유행하던 시절에 그는 "텍스트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선언했다. 그 선언으로 프랑스 철학계에서 '미운 오리 새끼'가 되기도 했다. 1970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 존스 홉킨스,예일 대학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1983년 국제철학학교를 설립, 철학 연구에 몰두했다. 플라톤 이후 서양철학의 전통에 반기를 든 해체주의를 다듬었다.
그는 현실 문제에도 적극 참여했다. 1981년 체코 지식인을 지원하다 체코 당국에 감금되기도 했다. 만델라 석방운동을 벌였고, 알제리 이주민의 권익을 위해 싸웠다. 동성애자 차별 철폐에도 앞장섰다.
책은 데리다가 바라본 서구 철학 전통, 사후 나치 부역 혐의로 홍역을 치뤘던 폴 드 만과의 이야기 등 다양한 맥락에서 데리다의 개념들을 소개한다. 짧은 분량 안에서 데리다의 거의 모든 저작의 개념을 소개했다. 막연하게 데리다의 이름만 알고 있던 이에게도, 데리다의 특정 저작에 관심을 갖던 이에게도 책은 충분히 그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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