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로 개선, 주민참여예산도 삭감…수원시의회 다수당의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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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형국인 경기도 내 기초의회 여러 곳에서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놓고 극심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기초단체장의 주요 공약사업 예산은 물론 주민이 직접 참여·제안해 편성한 주민참여예산도 전액 삭감하는 등 다수당 '위력 과시'에 '협치'는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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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형국인 경기도 내 기초의회 여러 곳에서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놓고 극심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기초단체장의 주요 공약사업 예산은 물론 주민이 직접 참여·제안해 편성한 주민참여예산도 전액 삭감하는 등 다수당 ‘위력 과시’에 ‘협치’는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원시의회는 20일 제372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를 열어 3조508억원 규모의 내년도 본예산을 의결했다. 앞서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16일 시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212억원을 삭감한 바 있다. 삭감 예산은 지역화폐 지원 예산(18.9%·원안 대비 삭감률)과 주민참여예산(87%)이다. 수원시 숙원 사업인 군공항 이전을 위한 연구용역비와 소음피해 및 주민건강 영향 실태조사비가 전액 삭감되는 등 관련 예산의 65.9%가 깎였다.
이재준 수원시장과 같은 당인 더불어민주당(16석) 의원들이 반발하며 이날 본회의에서 수정 예산안을 제출했지만 표결에서 밀렸다. 국민의힘은 37석 중 20석을 갖고 있다. 1석을 갖고 있는 진보당의 윤경선 의원은 “주민자치회의 주민총회를 통해 선정한 통학로 안전 개선사업 예산은 물론 절차 맞춰 편성된 주민참여예산마저 삭감됐지만, 그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며 “시의회가 시민의 안전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시의회 본연의 의무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이 예산 심의를 넘어 다수당으로서의 횡포를 부렸다는 취지다.
안성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이곳도 여소야대로 권력구도가 형성돼 있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인 안성시의회(국힘 5석, 민주 3석)는 지난 16일 시가 편성한 내년도 본예산 1조1600억원 가운데 392억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주요 사업은 △소규모 응급 복구사업 △청소년 진로체험·청년취업 및 주거지원 △문화 공연 및 어르신 생활체육 운영 △진사리 주거환경 개선 및 학생 아침간식 사업 등이다. 모두 김보라 안성시장의 주요 공약사업이다. 김 시장은 같은 날 긴급 브리핑을 열어 “필수경비를 제외한 자체사업 예산인 가용재원 2400억원 가운데 16.3%에 이르는 392억원이 시장 공약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삭감됐다”며 “다수당이 시민을 볼모로 힘자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힘겨루기로 예산안 심사를 중단한 기초의회도 있다.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성남시에서는 ‘청년기본소득 예산’을 놓고 민주당과 갈등을 빚어 지난 14일부터 예산안 심사가 중단됐다. 시가 청년기본소득 예산 30억원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자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예결위 파행이 길어지고 있다. 성남시의회는 국민의힘이 18석으로 민주당보다 2석이 더 많다. 예결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의원이 맡고 있다. 시의회는 처리 시한(21일)까지 예산안 심의가 예결위 문턱도 넘지 못할 우려가 커지자 회기를 23일까지 이틀 연장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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