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명예 누 되지 않게” 소유진→진지희 ‘갈매기’ 시대 초월 고전의 힘[종합]
[뉴스엔 글 이하나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이순재가 연출로 나선 연극 ‘갈매기’가 시대를 초월한 고전의 힘을 전한다.
12월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는 연극 ‘갈매기’ 프레스콜이 진행 됐다. 행사에는 이순재, 소유진, 오만석, 권해성, 정동화, 권화운, 진지희, 김서안, 주호성, 김수로, 이윤건, 강성진, 이계구, 이경실, 고수희, 신도현, 김나영, 전대현, 김아론 등이 참석했다.
사실주의 연극의 교과서로 불리는 연극 ‘갈매기’는 러시아 대표 극작가 안톤 체홉의 4대 희곡 중 하나로, 인물들 간의 비극적인 사랑과 처절한 갈등, 인간 존재의 이유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다.
이순재는 연극 인생 66주년을 맞아 ‘갈매기’의 연출을 맡았다. 안톤 체홉의 원작을 그대로 구현하려 했다는 이순재는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고 했다. 등장하는 배우들이 자기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작품에 담긴 메시지나 사상, 철학, 문학을 정확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작품의 의미와 목적이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배우의 연기력이다. 똑같은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라고 기대했다.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묻자 이순재는 “체홉이 이 체제 하에서는 젊은이의 미래가 없으니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작품이다. 체홉이 말한 갈매기는 마음껏 날아다닐 수 없는 갈매기를 의미한다”라며 “이 작품은 사실주의의 교본이다. 배우 연기 역시 꾸밈없이 사실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작가의 사상을 전달할 수 있다. 5~60년대는 어려워서 못하고, 군사정권 시대는 이념 때문에 다루지 못했다. 빈민층에 대한 연민, 귀족사회 몰락 등에 대해 개혁을 계속해서 주장한 작품이다”라고 작품의 의미를 전했다.
주호성은 이순재와 함께 아르까지나의 오빠이자 대지주 쏘린 역을 연기한다. 주호성은 “이순재 선배님께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는 말씀을 연습할 때 자주 하셨다”라며 “연기에서 해서는 안 되는 부분들, 연기자로서 덕목에서 말씀을 해주셨다. 다만 인물 성격은 어떻게 잡을지 말씀을 안 해주셨다. 성격은 배우가 만드는 것이 맞다는 것에 중점을 두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이자 젊은 유명작가와 사랑에 빠진 아르까지나 역은 이항나, 소유진이 맡았다. 한순간의 욕망으로 어긋난 사랑을 선택하지만 현실로 다시 돌아오는 아르까지나의 연인 뜨리고린 역은 오만석, 권해성이 연기한다.
소유진은 연극 ‘리어왕’에 이어 다시 한번 이순재와 호흡을 맞춘다. 소유진은 “‘리어왕’ 때부터 이순재 선생님과 한 공간에 있는 게 벅차고 행복하다”라며 “아버지가 연세가 정말 많으셨는데, 저희 아버지도 이순재 선생님처럼 너무 멋있었다. 같이 있으면 너무 편안하고 좋았다”라고 답했다.
소유진은 작품을 함께 준비한 선배들뿐 아니라 후배들의 연기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유진은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연차가 쌓였더라. 이번 연극을 하면서 후배들한테 신선한 자극과 감동도 많이 받았다. 반짝반짝 빛이 난다는 게 이런 거구나를 느꼈다. 저희가 즐겁게 작업한 게 고스란히 나올 거니까 기대해 달라”라고 말했다.
오만석은 18년 만에 연극 ‘갈매기’에 출연한다. 뜨레블례프 역에서 뜨리고린 역으로 돌아온 오만석은 ““18년 전에는 체제를 뒤엎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가 있는 캐릭터를 하느라 저의 기질도 그랬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어느새 저도 기성세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라며 “음식이나 물체는 곱씹으면 사라지는데 이 작품은 곱씹을수록 진한 향이 난다는 걸 느꼈다”라고 작품의 매력을 강조했다.
작가를 꿈꾸지만 주변에 인정받지 못하고 어긋난 사랑으로 고뇌하는 뜨레블례프 역은 정동화, 권화운이 맡았으며, 배우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아름다운 니나 역은 진지희, 김서안이 맡았다.
진지희는 ‘갈매기’를 통해 연극에 도전한다. 진지희는 “너무 좋은 선배님, 선생님들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가르침을 주고 계신다”라며 “선배님들과 무대에 올라와 있다는 것만 봐도 너무 행복하고, 선배님과 선생님들 눈빛만 봐도 연기에 의지를 하게 된다. 그만큼 행복하고 영광스럽다. 떨리고 행복한 순간들을 함께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쏘린의 주치의 도른 역은 김수로, 이윤건, 영지 관리인 샤므라예프 역은 강성진, 이계구, 그의 부인 뽈리나 역은 이경실, 고수희가 연기한다. 이 외에도 마샤 역에 신도현, 김나영, 메드베젠꼬 역에 전대현, 김아론이 출연한다.
꾸준히 고전 작품에 관심을 보였던 김수로는 “‘갈매기’를 살면서 20회 정도 본 것 같은데 그때마다 ‘나는 언제 저런 배우가 될까?’라고 생각했다. 도른 캐릭터를 맡고 개인적으로 이순재 선생님에게 연기 도움을 받았다”라며 “저희들은 일찍 연습을 시작해서 준비를 단단히 했다. 배우 각자의 색채가 달라서 배우들을 다 보시면 작품이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배우들은 각자 “평양냉면처럼 은은하고 깊은 맛이 있다”, “원본 그대로 고전의 향연을 느끼러 와달라”, “이번에 놓치면 두 번 다시 이렇게 완성도 높은 ‘갈매기’를 만날 수 없다”라며 작품을 향한 관심을 부탁했다.
오만석은 “근래에 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들이 많을 거다. 그분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공연이다”라고 전했고, 주호성은 “출연하는 배우들이 공통적으로 ‘이순재 선배님의 명예에 누가 되지 말자’라는 말을 하면서 단합했다. 좋은 연극을 얘기할 때 앙상블이 좋다고 한다. 좋은 앙상블로 공연될 거라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순재는 “저희 나름대로는 진솔하게 최선을 다해서 해보자는 합의 하에 열심히 연습했다. 결과는 관객들이 판단하실 거라 믿는다. 배우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능란한 화술을 가지고 충분히 설명되리라 생각한다”라고 자신했다.
한편 연극 ‘갈매기’는 12월 21일부터 2023년 2월 5일까지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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