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시민소통포럼 개최...다문화 인식 개선 '앞장'
기사내용 요약
문화다양성 가치 확산, 인식 개선, 정책 반영 나서
기조발표, 주제발표, 생활체험 발표 이어져
다문화, 서로 다름 인정하고 평화로운 공존 나서야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경북 포항시는 19일 오후 평생학습원 대강당에서 '다문화 인식개선을 위한 시민소통포럼'을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주최하고 경북다문화연구소(소장 조성출)가 주관했다.
'당신이 아니라 나부터 변화한다'를 주제로 문화 다양성의 가치 확산과 다문화에 대한 인식개선, 이를 통한 정책반영으로 이어지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항지역 거주 다문화 가족과 시민 등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영남대학교 정용교 사회학과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다문화시대, 세계시민 역량은 왜 중요한가’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장흔성 경상북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다문화 가족, 수혜대상에서 세금 내는 시민으로'에 대해, 오정숙 대구대학교 다문화협력센터장은 '함께 성장하고, 변화하는 주인공이 되자'에 대해 각각 주제 발표를 했다.
이어 결혼이주여성 5인의 생활 토론과 성공한 결혼이주여성의 체험 발표가 진행됐다.
기조발표에 나선 정용교 교수는 "국가에 대한 편견은 없지만 한국인의 포용성 지수는 전 세계 25개국 중 18위로 하위권에 속한다"며 "우리는 글로벌 시대 단일민족과 민족국가는 어떤 의미이며 유학생과 이주여성, 이주노동자 등 이방인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로보고 대응하는 지에 대해 이제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주민과 이주민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움으로 전 세계적인 공동체에 대한 의식을 확대해 평화로운 공존과 평등한 사회를 이루는 파트너, 협력자로서 서로를 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장흔성 경북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다문화’와 ‘비 다문화’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선진국형 다문화사회"라며 "이주의 자유를 인정하고 협소한 개념의 ‘우리’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이 땅에 사는 모두를 ‘우리’라는 범주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정숙 대구대학교 교수는 “한국 사회가 빠르게 다문화사회로 변화되고 있는 데 비해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우리의 태도와 역량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당신이 아니라, 나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우리사회는 20년 전 다문화를 낯선 소수의 아이들로 보고 무관심과 편견, 차별하고 10년 전에는 학교 부적응으로, 5년 전에는 학업 부적응으로, 최근은 진로 가능성을 따지는 다문화사회로 변화해 왔다"며 "이에 우리는 현재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려는 다문화 지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부는 기존의 포럼과는 달리 5명의 결혼이주여성이 나와 ‘나의 한국 생활은 이렇게 시작했어요’라는 주제로 그 동안 지역에 살면서 느꼈던 다양한 시각과 소회를 나누는 생활 토론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주 초기 한국어를 할 줄 모르고 한국 음식도 먹을 수 없어 많은 애로를 겪었다"며 "3개월 동안 라면만 먹기도 했지만 이제는 한국음식 중 청국장을 빼고는 모두 잘 먹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또한 "서툰 한국어로 직장을 구하지 못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국의 복지정책으로 다문화지원센터가 생기고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선생님들이 있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해 가고 있다"며 "외국인이라고 차별이 없는 한국사회, 목소리만 듣고도 한국사람이라고 알 정도로 유창하게 한국어를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잘 된 다문화 복지정책은 다문화지원센터와 한국어 선생님"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끝으로 결혼이주여성으로 첫 삼성생명 보험설계사가 된 베트남 출신의 도티빛융 씨가 ‘저는 이제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를 주제로 한국에 정착해 전문직업여성으로, 통역사로, 상담사로 살아가는 자신의 당당한 모습을 소개해 박수를 받았다.
도티빛융씨는 "지난 2006년 한국에 정착해 2009년부터 다문화센터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웠다"며 "이제는 받는 것보다 주는 사람이 되자, 복지보다 당당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 대한민국에서 더 당당히 살기 위해 오전에는 원어민 강사로, 오후는 보험설계사로, 밤에는 매일 새벽 1시까지 공부하며 태어난 나라가 다르고 한국말과 한국문화에 서툴지만 이제는 대한민국 사람으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단디(강하게)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북다문화연구소 조성출 소장은 "지구촌이라는 말처럼 글로벌문화교류가 확산됨에 따라 우리 사회도 다문화사회로 변모하고 있다"며 "다문화는 현재와 미래사회에서 교육과 경제, 사회적 측면에서 더는 정책적인 선택지가 아니라 필연적 조건으로 이 행사가 다문화사회로 가는 공론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r.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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