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리포트] 위메이드, 위믹스 상폐로 몸값 80% 뚝… 신작 성공에 재기 달렸다

신하연 2022. 12. 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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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버는 게임' 모델로 시장 주목
자체발행 코인 리스크에 사업 차질
게임사업 강화·생태계 정상화 총력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연합뉴스 제공.

위메이드는 온라인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유통)을 주로 하는 종합 게임회사다.

지난 2019년부터 자회사를 통한 블록체인 기반 게임 플랫폼인 '위믹스 네트워크' 구축을 본격화, 2020년 위믹스 플랫폼을 론칭하고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인 위믹스 코인을 상장했다. 이후 2021년 대체불가능토큰(NFT)과 P2E(Play to Earn·게임 유저가 플레이하면서 보상을 받는 것) 모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게임사로 급부상했다.

특히 P2E, 즉 '돈버는 게임'은 게임 아이템을 가상화폐로 사고 팔뿐 아니라 현금화까지 가능한 모델로, 기존 게임업계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회사 사업 구조와 성장 동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 위믹스 생태계가 타격을 받으면서 현재 위메이드 주가는 지난해 고점 대비 80% 떨어진 상황이다. 전체 주식의 50%를 갖고 있는 11만9146명(9월 말 기준)의 개인투자자 피해도 커지고 있다.

◇널뛰는 주가… '위믹스 상폐'에 플랫폼 사업 차질 불가피= 2020년 1만4000원대에서 4만9000원대를 넘나들던 위메이드 주가는 지난해 10만원대를 돌파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같은 해 11월에는 P2E 요소를 갖춘 신작 '미르4' 흥행에 힘입어 23만7000원(19일 종가)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는 올들어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1월에는 위메이드가 보유한 위믹스를 대량 매도한 것이 논란이 된 가운데 한 달여 만에 40% 이상 밀리기도 했다. 20일 종가는 3만5950원으로 지난해 8월 수준으로 돌아온 상태다. 가상화폐 위믹스가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상장 폐지되면서다.

10월 27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위믹스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최초 지정한 다음날(28일) 위메이드는 20% 이상 급락했고, 한달여 뒤인 11월 24일 결국 상장폐지가 결정되면서 다음날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위믹스가 상장 폐지된 지난 8일 위메이드 그룹주는 줄줄이 곤두박질쳤다. 위메이드는 20.29%(7650원) 폭락했다. 위메이드 자회사인 위메이드맥스(-20.50%)와 위메이드플레이(-4.29%)도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12월 2일 장현국 대표가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상폐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4%대 급등하기도 했으나, 위메이드가 거래소의 거래지원 종료 결정에 반발해 신청한 가처분 소송이 기각되고 예정대로 8일 위믹스가 상폐되면서 20%가 추가로 하락했다. 닥사의 상장 폐지 통보 직전인 지난 11월 24일(5만6200원)과 비교하면 한 달이 채 안 돼 36% 하락한 셈이다. 최근엔 위메이드의 위믹스 소각 계획 발표에 8.49%(9일), 10.12%(12일), 9.87%(14일) 상승하기도 했다.

위메이드 사업에 위믹스 생태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위믹스의 재상장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변동성을 키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위메이드 측은 위믹스 상장폐지 가처분 사건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송경근)에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그동안 위메이드는 위믹스 토큰을 유동화 혹은 차입에 사용해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 될 게임사나 위믹스 생태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최근까지도 위믹스3.0 독자 메인넷 출시를 시작으로 스테이블 코인 위믹스달러, 탈중앙금융 서비스 위믹스파이 등을 선보이는 등 위믹스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1분기에도 위믹스 토큰 유동화로 약 2890억원을 확보 생태계 확장 등에 사용했다.

그러나 위믹스 토큰의 90% 이상이 국내 거래소에서 이뤄지고 있었던 만큼 상장폐지로 성장전략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는 해외 거래소 상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믹스가 국내에서 상장 폐지되면서 P2E 게임에 대한 회의론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게임사업 강화·위믹스 생태계 정상화… '투 트랙' 통할까= 위메이드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수익(매출액) 1083억원, 영업손실 281억원, 당기순손실 793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연결기준 영업수익 1090억원, 영업손실 346억원, 당기순손실 324억원으로 적자를 이어지고 있다. 연간 적자가 유력하다. 인건비와 신작 출시 관련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데다가 위믹스 상장 폐지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으로 게임 이용자가 줄어든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이달 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 등이 출시를 앞둔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사업 반등 여부는 결국 신작 성공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 '나이트 크로우' 등 신작 2종도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라 국내에선 P2E 게임을 서비스할 수 없는 만큼 신작 P2E 게임인 '미르M 글로벌'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르M 글로벌'은 최근 글로벌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마쳤다.

이와 별개로 위믹스 생태계 정상화를 위한 본안 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믹스 거래가 종료된 지난 8일에는 국내 거래소 '지닥'에 위믹스를 상장시키며 국내 거래를 도왔다. 최근 재단이 보유한 위믹스 물량을 소각해 최초 발행량인 10억개 이하로 유지해 토큰 수축경제를 구현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위믹스 플랫폼에 연동되는 게임도 내년 상반기까지 10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위메이드 측은 "신작 개발과 위믹스 온보딩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라며 "내년 4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나이트 크로우를 포함해 신작을 일정대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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