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만난 국민의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복귀

류정화 기자 2022. 12. 2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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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가 어제(19일) 국민의힘 없이 일단 출발을 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오늘 오후에 유가족들을 만났는데, 제가 조금 전에 속보를 전했던대로 내일부터 국정조사에 복귀하겠다는 그런 발표가 있었습니다. 여야가 한덕수 총리를 증인으로 채택할지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한 총리가 분향소를 찾았다가 30초만에 돌아간 사실도 알려졌죠. 또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국정조사 특위 위원직을 내려놨는데, 정치권 공방도 뜨거웠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우상호/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위원장 (어제) : 국정조사가 거의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일단 시작을 했습니다만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마음이 좀 무겁습니다. 어쨌든 조속한 시일 내에 여야 의원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정상적으로 국정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반쪽짜리. 어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첫 회의에 붙는 수식어입니다. 국민의힘이 빠지고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만 참석했습니다. 45일 간의 국정조사 기간 중 오늘이 27일쨉니다. 오늘을 포함해 19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89명의 증인을 채택하고 현장 조사와 기관 보고 두번씩, 청문회는 세번 진행하는 일정인데, 지금, 남은 날 보다 지나간 날이 더 많죠. 첫 회의에서부터 기간을 연장하잔 요구가 나왔습니다.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 (어제) : 위원장님과 간사님께 국정조사 기간 연장 논의를 오늘부터 시작해 주실 것을 강력하게 요청드립니다. 30일은 연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대로 예비조사 진행도, 자료 제출도 안 되고 전문위원 채택도 하지 못해서 지금까지 진행이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국민의힘은 '반쪽짜리' 국정조사의 책임은 야 3당에 있다고 쏘아붙였습니다. 여야 합의는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인데, 아직 예산안이 처리되지 건이란 겁니다. 국정조사에서 어떤 내용이 나오든 '반쪽 진실'에 불과하다며 나오지도 않은 조사 결과에 대해 평가를 내렸습니다.

[장동혁/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어제) : 오늘 야당 단독의 개문발차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시작부터 '반쪽짜리'로 전락했습니다. 여기서 확인한 어떤 내용도 '온전한 진실'이 아닌 '그들만의 반쪽 진실'로 치부될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국조특위를 운영한다면 기간 연장도 합의해줄 수 없다고 했는데요. 민주당은, 기간 연장은 정치적 흥정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지금 일방적으로 민주당이 국조위를 운영을 한다면 그 이후에는 국정조사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이야기는 절대 할 수가 없습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국정조사의 기간 연장이 여야 간의 정치적 거래와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국민을 대상으로 정치를 해야지, 용산 바라보고 너무 정치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국민의힘 차원에서도, 국정조사 자체를 보이콧 하는 건 부담일 겁니다. 오늘은 유가족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조건없이 국정조사에 복귀해달라는 게 유가족들의 요구였는데요. "예산안이든,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이든, 유가족들이 협상 도구냐"고 따져물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잇단 막말과 2차 가해를 중단해달라고 했습니다.

[이종철/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고 이지한 씨 아버지 : 제발 좀 부탁드립니다. 내일 원대 복귀하시고 우리 지한이뿐만 아니라 이태원에서 아깝게 가신 분들, 우리 지한이 죽을 때 눈을 못 감았어요. 기자님들, 제가 잘못한 겁니까?]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잘못 안 하셨습니다. 앉으십시오. {제발 대표님, 다른 의원님들 주둥이 단속시켜주십시오. 그게 입입니까, 주둥이지?}]

유가족과의 만남이 국민의힘의 국정조사 복귀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란 게 야권의 기대인데, 지켜봐야할 것 같고요. 국정조사 특위 첫 회의에서부터 여야가 삐걱거린 또다른 부분, 한덕수 총리의 증인채택 문젭니다. 민주당은 재난 대응의 책임자인 한 총리를 직접 불러야 한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총리를 부르는 건 애초 여야 합의사항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 총리, 외신 간담회에서 잇단 실언을 한 데 이어, 이태원 생존자의 극단적인 선택에 개인의 책임을 묻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이 됐죠. 어제는 희생자 분향소가 있는 이태원을 찾았다가 유가족들의 항의를 받고 약 30초 만에 돌아서는 모습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화면출처: 시사인 / 어제) :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가지고 오십시오! 저희는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 아니면 받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사과를 가져오십쇼 {여기는 무슨 그냥 사진 찍으러 오는 데가 아닙니다. 돌아가세요. 정중히 부탁드리겠습니다.}]

대통령의 사과를 가져오라는 유가족의 항의엔 한마디 대꾸도 제대로 못하고 발길을 돌렸는데요. 자신을 향해 경례를 하는 시민에겐 악수를 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빨간불인 횡단보도를 그대로 건너는 모습도 포착이 됐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화면출처: 시사인 / 어제) : 분향을 좀 하려고 그랬더니 못하게 하시네요. 고생하십시오. {분향하러 오셨나요?} 제가 개인적으로. {장관 사퇴나 이런 것에 대해서 어떤 의견 가지고 계세요, 총리님?} 정부 쪽에서 여러 번 밝혔으니까요.]

8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질타의 대상이었던 정홍원 총리와 이주영 해수부 장관의 모습과도 비교가 되는데요. 참사 보름 뒤 진도 체육관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이렇게 말했었죠.

[정홍원/당시 국무총리 (2014년 5월 1일) : 제가 참 안타깝고 가슴이 아립니다.]

야권에선 '공감능력 제로'인 한 총리를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도대체 대한민국의 총리라는 분이 공감 능력이라는 것이 있는 건가 정말 충격적이었고요.]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저는 그건 사진 찍기용이라고 생각을 해요. 우리가 이렇게 갔는데 외면당했다, 거부당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이런 알리바이를 남기기 위해서 가지 않았을까.]

야권에서 한 총리를 문제 삼고 있다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신현영 의원을 질타하고 나섰습니다. 앞서 의사 출신 신 의원, 참사 당일 현장에 갔다고 스스로 여러 차례 밝힌 적이 있었죠. 그런데, 신 의원은 거기에 개인 차량이나 택시가 아니라 재난 대응 응급 의료팀 차량, DMAT의 이른바 '닥터카'를 타고 갔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닥터카가 신 의원의 집을 들렀다 가느라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졌다는 건데요. 명지병원 DMAT은 54분이 걸린 반면, 이태원에서 더 먼 아주대 병원 의료팀은 26분, 의정부 성모병원 의료팀은 36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국민의힘은 신 의원이 정치인으로서 활동 홍보를 위해 현장에 간 게 아니냐면서 "갑질이자 직권남용"이라고 했습니다.

[김종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신현영 의원은 명지병원 출신이시기는 하지만 그 병원의 의사는 아니시잖아요.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집에까지 오라고 해서 탑승을 하셨는지 그게 이해가 안 갑니다. 무슨 재해 활동했다고 사진 계속 올려놓으셨잖아요. 무슨 구호 활동을 하셨는지 정말 궁금하고…]

신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아닌 응급 의료팀의 일원으로서 현장에 간 것"이라고 해명했는데요. 의사로서,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도 알지 않았을까요. 골든타임은 단 '4분'이라는 점, 직접 말한 적도 있습니다.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10월 31일) : 대부분의 골든타임 4분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현장 접근도 어려웠고 실제로 통로를 확보하거나 깔린 사람들을 빼내는 데도 시간이 상당했기 때문에…]

다만 명지병원 의료팀의 경우, 나중에 호출을 받고 사후 수습을 위한 역할을 맡았다고 해명했는데요.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 경기(명지병원 DMAT)팀은 나중에 호출을 받고 추후 수습하는 반으로 들어간 것이 되겠습니다. 의사로서 당연히 본능적으로 최선을 다해서 그 현장에 가야 된다는 생각을 판단하에 한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국민의힘의 공세는 계속됐습니다. 남편도 차에 동승한 것 아니냐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치과의사인 남편도, 실제로 동승했다고 합니다. 신 의원의 차량 탑승 경위와, 재난 의료 매뉴얼 준수여부 등을 조사해야 한다면서 수사대상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신 의원은 현재 경찰에 고발된 상탭니다.

[이종성/국민의힘 의원 : 긴박한 재난현장을 카메라를 들고 오가며 SNS 홍보용 사진을 촬영해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남편의 동행 여부, DMAT(재난의료지원팀)팀 소속에만 한정되어 지급되는 재난안전 출입증을 지급받은 경위 등을 국민들에게 낱낱이 밝히고, 국가 재난시스템을 훼손한 데에 대한 책임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논란이 계속되자 신 의원은 국정조사 특위 위원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는데요. "국정조사를 하기도 전에 본질이 흐려지고 정쟁의 명분이 돼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희생자 유가족들을 향한 막말과 2차 가해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데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 외에도, 지지자들의 경우엔 유가족이 지키는 분향소에 찾아와서 확성기를 꺼내들었다고 합니다. 유가족을 만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정조사에 복귀하겠단 뜻을 밝혔는데요. 자세한 소식 들어가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유가족 만난 국힘, 국조 복귀…한덕수 공방·신현영 사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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