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이태원 특검 필요하면 하겠다”…참사 유가족과 간담회 [이태원 핼러윈 참사]

與, 참사 유가족과 자체 간담회
“철저히 배·보상… 책임 물을 것”
21일 현장조사 합류 가능성도
野 “예산안 지연으로 시간 허비”
국정조사 종료 시한 연장 방침
‘닥터카’ 신현영, 위원직 물러나

국민의힘이 20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을 만난 자리에서 철저한 배·보상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특검 가능성을 열어두며 21일 현장조사에서부터 합류 가능성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의도적으로 예산 처리를 늦춰 국정조사를 방해했다며 내년 1월 7일로 예정된 국정조사 종료 시한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닥터카 탑승 논란을 빚고 있는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오열하는 유가족 대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국정조사 특위’ 국민의힘 위원과 이태원 참사 유족 간 간담회에서 국정조사 참여를 호소하는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위로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특위 유가족 간담회에서 “진작에 이런 자리를 해야 했는데 늦어서 죄송하다”며 “예산 국회 등과 겹쳐 시간이 나지 않아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유족으로부터 요청 사항이나 불만을 듣고, 국정조사 과정에서 무엇을 할지 논의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주 원내대표는 “필요하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철저히 배·보상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촘촘히 짜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현재 국정조사 시한까지 단 19일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기간 연장을 공식화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의도적으로 국정조사를 지연시켰다는 입장이다. 앞서 ‘선(先) 예산안 처리, 후(後) 국정조사’에 합의했는데, 국민의힘은 국회의장 중재안까지 거부하며 예산 처리를 늦췄다는 주장이다. 또 정부는 예산안 처리 지연을 틈타 국정조사에 소극적으로 응하며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민주당 시각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도적으로 예산안 처리를 지연시켜 기간을 허비한 만큼 반드시 상응하는 기간 연장을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합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간 연장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예산도 국정조사도 소극적이라는 판단이 서자 태도를 바꾼 셈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특위 위원인 윤건영 의원도 기한 연장 의견에 힘을 실었다. 윤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보여준 모습은 시간 끌기를 통한 국정조사 무산”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참사 당일, 명지병원 DMAT(재난의료지원팀) 닥터카를 타고 현장에 간 것으로 알려진 신 의원은 이날 “재난 활동에 방해가 됐다면 사과드린다”며 특위 위원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당시 치과의사인 남편도 함께 동승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주 원내대표는 “DMAT이 출동하는데 본인을 태워 가라 해서 늦어진 게 있다면 의료법 위반 규정이 있다고 보고 (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날 신 의원을 직권남용, 공무집행방해, 강요, 응급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김현우·장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