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경기 침체 경계선 … 최종금리 3.5% 아닐수도"

이창용 한은 총재, 물가 설명회
"위험요인 가계 부채 정리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 둔화가 본격 시작되는 내년이 침체 기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을 1.7%로 하고 있다"며 "상반기에 경기가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 만큼 경기침체로 가느냐 마느냐의 경계에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1.3%, 하반기 2.1%로 전망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침체로 돌입할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장단기 역전폭 장기화를 경기 침체 신호라고 얘기한다'는 물음에 "충분치 않다"며 반박했다. 이 총재는 "미국은 다년간 연구를 통해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중요한 지표일 수 있지만 우리는 학계에서 논쟁이 많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단기적으로 올랐던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시장에서 본다는 것이지, 경기 침체 예측 증거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이날 향후 5%대 물가 상승률을 유지하겠지만 국내외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 중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며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과 그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영향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5%에서 상당폭 내려와 중장기적으로 물가안정목표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면 2%로 가기 전이라도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같이 고려하는 게 당연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날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연 3.5%가 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합리적이냐는 물음에 내년 상황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1월 금통위 당시 다수의 금통위원이 이번 금리인상기 최종금리 수준으로 3.5%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시장과 소통을 위한 것이었지 정책 약속은 아니었다"면서 "경제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레버리징(부채 정리) 필요성에 대해 "가계부채는 상당한 중장기 위험요인이므로 디레버리징해야 한다"면서도 "중장기 구조적 이슈인 만큼 금리만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문혜현기자 mo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