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최대 주 69시간 가능”…근로시간 늘어나나?

정새배 2022. 12. 2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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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했던 주 52시간제 개편의 밑그림이 공개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 주에 허용하는 근로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를 산업과학부 정새배 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지금은 일주일에 딱 52시간까지 일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앞으로는 일주일이 아니라 한 달 단위로 시간을 정할 수도 있다고요?

[기자]

네, 이번 개편안의 가장 큰 특징이 연장 근로시간의 관리 단위를 다양하게 만드는 겁니다.

지금은 1주일에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걸 한 달에 52시간으로 확대하자는 겁니다.

더 넓혀서 분기, 반기 아예 연 단위까지도 정할 수 있고, 그에 따라서 가능한 연장 근로시간도 함께 정해지는 겁니다.

요약하자면 기간 단위가 먼저 정해지면 지금처럼 평균 주 52시간 이내는 맞춰준다는 거고, 다만 바쁠때 몰아서 일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좀 더 주는 거죠.

[앵커]

이렇게 됐을 때, 일주일에 가능한 근로 시간이 최대 69시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어떻게 가능한 건가요?

[기자]

개편안은 11시간 연속 휴식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걸 가지고 가정을 해보면, 오늘 아침 9시에 제가 출근을 했는데 내일도 같은 시간에 출근하려면 밤 10시에는 퇴근을 해야합니다.

의무 휴식시간을 빼면 하루 3시간 반씩 연장근로를 하는 셈입니다.

이렇게 5일을 일하고, 주말 하루 더 일하면 69시간까지 가능한겁니다.

주말 근무가 없다면 한 달에 절반 가량을 이런 식으로 연장근로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출퇴근 시간까지 고려하면 자는 시간을 빼고는 사실상 휴식 시간이 없다고 봐야겠죠.

[앵커]

그럼 노동시간이 앞으로는 지금보다 길어진다고 봐야하는 건가요?

[기자]

숫자상으로는 지금보다 늘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경우에 따라서 지금보다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요.

지금은 주 단위로 노동시간을 제한하고 있어서 12시간을 초과 근무를 하면 더는 연장근로는 할 수가 없죠.

그런데 만약 월 단위가 되면 다음주의 초과근로 시간을 끌어다 쓸 수 있게 되겠죠.

그렇기 때문에 특정 상황에서는 근무시간이 지금보다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앵커]

만약 이대로 법이 바뀌게 되면, 무조건 따라야만 하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닌게 일단 근로 시간 단위를 정할 때 노사 합의를 거치도록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조가 있는 대기업은 사실 회사가 일방적으로 근로시간 단위를 정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런데 중소기업은 좀 사정이 다릅니다.

100인 이하 중소기업의 노조 조직률이 3% 이하라고 하거든요?

이런 곳에서는 노동자들이 과연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고, 또 하나 대기업은 연장근로를 하면 수당을 챙겨주는데, 중소기업은 현실에서 그렇지 않은 곳도 아직 많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근무 시간만 늘어나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근로시간 말고 다른 얘기도 좀 해보면 임금체계를 바꾸겠다는 내용도 보여요.

[기자]

큰 틀의 임금체계는 노사 합의로 결정할 문제이고 법이 바뀌어도 정부가 이걸 강제할 수는 없는데요.

다만, 같은 회사 안에서 직군별로 별도의 임금 체계를 만들고 싶다면 지금은 전체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취업규칙을 바꿔야 하는데, 개편안은 해당 직군의 동의를 받으면 취업규칙을 바꿀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앵커]

이런 내용들,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건가요?

[기자]

법 개정을 먼저 해야하는데요.

정부는 이르면 내년 초에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처음 주 52시간 제도를 도입할 때도 입법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었거든요.

현재의 여야 지형 등을 감안하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앞으로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김지혜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정새배 기자 (newboa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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