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손태승 징계 명확… 관치, 무조건 나쁜 거라 판단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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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불완전판매로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감독당국이 일반 직원의 문제가 아니라 최고경영자(CEO)까지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명확하게 판정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징계 결정 이후 사실상 손 회장의 사퇴를 압박했다는 논란을 빚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손 회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는 발언을 두고 김 위원장은 "상식적인 얘기"라고 지원사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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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우호 세력 중심 이사회 맞는 것인가"
"과거에나 보던 관치금융" 금융권 불만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불완전판매로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감독당국이 일반 직원의 문제가 아니라 최고경영자(CEO)까지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명확하게 판정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초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손 회장의 거취를 또다시 금융당국이 압박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금융규제혁신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손 회장 관련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손 회장에 대해 향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문책 경고'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즉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손 회장이 별도의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지 않는 이상 연임은 불투명한 상태다. 손 회장은 현재까지 별도의 거취 표명을 내놓지 않았고,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내년 1월부터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손 회장을 향한 김 위원장의 거취 압박은 이어졌다. 중징계 결정 이후 사실상 손 회장의 사퇴를 압박했다는 논란을 빚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손 회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는 발언을 두고 김 위원장은 "상식적인 얘기"라고 지원사격했다. 이어 "감독당국의 입장은 판결로서 의사결정을 한 것이고, 본인이 어떻게 할지는 본인이 잘 알아서 생각해야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금융당국이 손 회장을 비롯해 민간 금융회사 CEO 인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있다는 '관치금융' 논란에도 김 위원장은 적극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CEO가 주변에 우호적인 세력만 놓고 (이사회를) 운영하는 것은 맞는 것인가"라며 "관치는 분명 문제가 있지만, 합리적인 접점이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는 당국이 임원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한다"며 "관치는 무조건 나쁘다고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작심 발언에 금융권에선 '관치금융' 부활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최근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선출되고, 기업은행장 후보에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오르면서 당국이 외부인사를 통해 금융회사 CEO 선임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김 위원장은 '정 전 금감원장이 기업은행장 유력 후보'라는 말에 "후보자 중 한 명인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 역시 손 회장의 사퇴를 전제로 전직 관료,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 인사들도 언급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 중심으로 경제를 이끌겠다는 정부가 과거에나 보던 관치금융으로 금융권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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