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 100%’ 전대룰 개정 속전속결… 친윤·비윤 갈라진 與

김병관 2022. 12. 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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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당원투표 100%' 방식으로 뽑기 위한 당헌 개정 절차를 속전속결로 진행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비윤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룰 변경을 밀어붙이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비윤계는 당원투표 100% 방식에 '친윤 당대표'를 세우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다고 의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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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레이스 앞두고 계파 갈등 본격화
상임전국위 개최해 당헌 개정안 의결
23일 전국위 등 잇따라 열어 최종확정
‘친윤 당대표’ 세우려는 윤심 작동 논란
비윤 하태경 “룰 변경 흑역사로 남을 것”
친윤 이철규 “당심 먼 사람들 출마 의아”
김기현 “당원 못 믿지만 대표 되려하나”
안철수 “경선룰 바꿔도 이길 자신 있다”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당원투표 100%’ 방식으로 뽑기 위한 당헌 개정 절차를 속전속결로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윤(비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친윤(친윤석열)계가 이에 맞서면서 계파 갈등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가결됐습니다” 국민의힘 윤두현 전국위의장 직무대행(오른쪽)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상임전국위는 ‘당원투표 100%’ 등으로 ‘전대 룰’을 개정하기 위한 당헌·당규 개정안건을 재적위원 55명(참석 39명) 중 35명의 찬성과 4명의 반대로 의결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민의힘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당 지도부를 당원투표 100%와 결선투표제로 선출하고,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를 잇달아 열고 룰 변경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룰 변경 작업이 마무리되면 다음 주 중에 전대 선관위원장이 지명되고 내년 1월 후보자 등록과 함께 당권 레이스가 시작된다.

당 지도부가 비윤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룰 변경을 밀어붙이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비윤계는 당원투표 100% 방식에 ‘친윤 당대표’를 세우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다고 의심해왔다. 비윤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룰 변경에 대해 “우리 당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그들의 치세를 보면 격세지감과 함께 기시감이 든다”며 친윤계를 에둘러 비판했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당원들의 표심이 본인에게서 멀어져 있다고 생각하면서 당대표 선거에 나올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질타했다. 두 의원은 전날 룰 개정을 두고 “골목대장 뽑나”(안철수), “권력의 폭주”(유승민)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당권 주자 간 신경전도 거칠어지고 있다. 친윤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안 의원을 향해 “당원은 못 믿지만 당대표는 되겠다는 무모함”이라고 일침을 놨다. 안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김 의원이 지난 해 5:5(당원투표:여론조사)의 대선 경선룰을 바꿔 여론조사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한 언론 인터뷰를 거론하며 “2021년의 김기현이 옳다”고 응수했다. 김 의원은 “당원을 폄훼하는 당대표는 결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맞받았고, 안 의원은 “경선 룰이 바뀌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했다. 유 전 의원도 21일 방송 출연 일정을 미리 공지하며 여론전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24 새로운 미래’ 공부모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같은 당 안철수 의원. 뉴스1
친윤계 내부에선 이번 당헌·당규 개정안에 포함된 결선투표제의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단일화 압박이 줄어들어 친윤 주자들이 난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선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차출론도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 친윤계 의원은 “현재 주자들 중에서 확 부각되는 사람이 없다 보니 권, 원 장관이 자천타천 거론되는 것”이라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친윤계 의원은 “윤심이 권, 원 장관에 있다면 1월 초에 당장 중폭 개각을 해야 하는데 준비가 돼 있는지 불분명하다”며 “두 사람도 별반 화끈한 후보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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