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도 산타도 안 온다… 연말마저 심심한 국내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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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연말 증시에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매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별 추이를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에 큰 방향성은 찾기 힘들다.
12월 초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총 1조6194억원을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를 2300선으로 끌어내린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회계장부를 정리하는 '북 클로징' 때문에 기관과 외국인들이 큰 폭의 매매를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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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외국인 투자 방향성 사라져
■"산타랠리, 사탄랠리도 없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2~19일 6거래일 동안 4571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대로 기관은 4452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일별 추이를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에 큰 방향성은 찾기 힘들다. 외국인은 지난 9일과 12일에 모두 1254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13일에는 1292억원어치를 팔았다. 이튿날(14일) 다시 대규모 순매수(4140억원)에 나섰다.
기관도 마찬가지다. 지난 14일 3236억원을 사들였지만 15일과 16일에는 각각 4760억원어치, 388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12월 초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총 1조6194억원을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를 2300선으로 끌어내린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오늘(20일) 외국인이 1000억원 이상 순매도한 이유는 일본은행(BOJ)이 예상과 달리 장기금리 상한을 0.5%로 확대하는 사실상의 금리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라며 "일부 종목이 저렴해졌다고 생각하면 다시 매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회계장부를 정리하는 '북 클로징' 때문에 기관과 외국인들이 큰 폭의 매매를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사실상 올해 증시는 종료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달 중순 이후 5000억원 이상의 순매도와 순매수가 나오지 않는다"며 "외국인과 기관들이 올해를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부터 3000억원 이하로 내려가지 않던 공매도 거래대금이 이달 19일부터는 2000억원대로 떨어졌다.
■"문제는 내년…상반기까지 약세"
올해 국내 증시가 어느 선에서 마무리될 지는 전문가마다 예상이 다르다. 다만 큰 폭의 오름이나 내림세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정용택 수석연구위원은 "산타랠리와 사탄랠리라는 단어 자체가 상황에 맞게 말을 붙인 것"이라며 "올해는 우선 이 정도의 박스권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경기 침체 이슈가 상수가 된 상황에서 짧게 보면 내년 1·4분기, 길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황찬영 맥쿼리증권 한국 대표는 "지금까지는 시장이 물가만 바라봤지만 내년부터는 실물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며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유동성 이벤트가 나타날 경우 내년 중반에 1900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 2200∼2400의 박스권을 거쳐 하반기 2400∼2600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현금 비중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긴축과 경기 악화 중 하나라도 방향이 바뀌어야 증시의 추세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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