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고집하던 日 물가 치솟자 '백기'
미일 금리차에 채권시장 경색
엔저로 무역수지도 악화일로
원화값 1289원 동반 강세
세계적인 긴축 흐름에서 벗어나 나 홀로 '금리 역주행'을 펼치던 일본이 궤도 수정에 나섰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융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하기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장기금리의 변동폭을 0.25%에서 0.5%로 2배 확대한 것으로 사실상의 금리 인상이라는 평가다. 물가 상승과 무역수지 악화 등 부작용이 심화된 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이날 단기금리를 -0.1%로 유지하되 장기금리는 0%에서 '± 0.25% 정도'였던 변동 용인 폭을 '±0.5% 정도'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용인 폭 이상으로 시장 금리가 올라가는 움직임을 보이면 '지정가격 오퍼레이션(공개 시장 조작)'으로 불리는 국채 매입을 통해 이를 억제해왔다. 따라서 용인 폭이 0.25%포인트 높아진 것은 그만큼 금리를 올린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같은 깜짝 발표에 엔화 가치는 단숨에 급등했다. 이날 오전 중 달러당 137엔대였던 엔화 가치는 일본은행의 정책이 알려지자마자 133엔대로 치솟았다. 올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초유의 네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기준금리를 4.5%로 끌어올렸지만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경기 활성화 지원을 위해 대규모 금융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일본 금융계 관계자는 "내년 4월 구로다 총재가 퇴임한 이후 일본은행의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왔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에 대규모 금융완화 수정을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달러당 원화값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 대비 13.3원 오른 1289.6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6월 28일(1283.4원) 이후 반년 만에 최고치다.
[도쿄/김규식 특파원 서울 신윤재·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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