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인들의 삶에 부치는 기억 혹은 기록의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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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쟁연작Ⅱ '침묵' 쇼케이스에 이어 2021년 본 공연을 제주 간드락소극장에 올리며 제주 관객들과 접점을 마련한 극단 '노뜰'이 신작을 들고 제주를 찾았습니다.
강원도 원주를 기반으로 세계 무대에서 다양한 창작 활동을 펼쳐온 극단 '노뜰'의 디아스포라 연작Ⅰ 신작인 '이방異邦의 물고기' 초연 무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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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주·오사카 오가며 리서치와 인터뷰 모아
전쟁연작Ⅱ ‘침묵’의 극단 ‘노뜰’, 신 연작, 제주 초연
제주 극단과 공동기획.. 29~31일 ‘BeIN; 비인’서
"그들은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재일한국인이다.
그들은 밤마다 히라노 운하를 서성이다 하루의 고통을 잊을 듯 운하에 몸을 던진다.
그들은 밤새 히라노 운하의 잉어가 되어 어두운 물속을 유영하다가
아침이 되면 다시, 이카이노의 삶을 산다"
2020년 전쟁연작Ⅱ '침묵' 쇼케이스에 이어 2021년 본 공연을 제주 간드락소극장에 올리며 제주 관객들과 접점을 마련한 극단 '노뜰'이 신작을 들고 제주를 찾았습니다.
올해 새롭게 시작한 '디아스포라 연작' 첫 작품입니다.
오는 29일부터 31일,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블랙박스공연장 'BeIN; 비인'에서 관객들을 만납니다.
강원도 원주를 기반으로 세계 무대에서 다양한 창작 활동을 펼쳐온 극단 '노뜰'의 디아스포라 연작Ⅰ 신작인 '이방異邦의 물고기' 초연 무대입니다.
'디아스포라 연작'은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분석하고 여정을 따라가는 창작 프로젝트로, 이번 작품을 위해 제주와 오사카까지 철저한 리서치를 거쳤습니다.
■ "이방인으로 남은 집단에 대한 이야기"
잠깐. 여기서 '디아스포라'는 간략히 'diaspora'='고국을 떠난 사람' 정도로 해석하곤 합니다.
최근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의 경우, 한국 역사를 겪어낸 디아스포라(diaspora)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더 풀어본다면 그리스어 전치사 'dia'(~를 넘어서)와 동사 'speiro'(뿌리다)에서 유래한 말로 '이산'(離散)을 의미합니다.
보통 대문자 'Diaspora'로 '팔레스타인 또는 근대 이스라엘 밖에 거주하는 유대인'을 가리키는 용어였던 게, 관련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유대인의 경험뿐만 아니라 다른 민족까지 확장해 국제 이주나 난민, 이주노동자, 민족 공동체, 문화적 차이나 정체성을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으로 의미망이 확장돼 쓰여지고 있습니다.
■ 매년 디아스포라 작품 1편씩.. 내년 멕시코, 2024년 중앙아시아 등
'노뜰'은 이같은 리서치에 기반한 디아스포라 3부작을 매년 1편씩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첫 장을 여는 2022년 디아스포라 연작Ⅰ '이방의 물고기'는 일본 오사카로 밀항한 재일한국인의 삶과 역사,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작품을 위해 올해 '노뜰' 구성원들은 제주와 오사카를 오가며 현지 리서치와 인터뷰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채집한 재일한국인에 대한 방대한 기록과 인터뷰 구술자료, 이미지, 경험 등을 분석하고 집약해 연극적 구성으로 풀어냈습니다.
오사카 재일한국인의 집단 거주 지역인 옛 이카이노(현재 이쿠노구)를 가로지르는 강인 '히라노 운하', 차별과 혐오를 겪어내며 경계인, 이방인으로 살아온 그들이 '물고기가 되어 밤새도록 히라노 운하를 자유로이 유영한다'는 '연극적 상상력'이 무대 위에서 다양한 형태로 구현됩니다.
미학적인 상징과 비유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원영오 연출의 섬세한 미쟝센과, 신체훈련에 특화된 배우들의 서사가 녹아있는 움직임을 눈여겨볼 만 합니다.
또 오타 나오미 작가의 설치미술은 제한된 무대 공간을 다양한 시공간으로 확장시키면서 관객들을 디아스포라의 기나긴 여정 속으로 초대합니다.
■ '디아스포라의 삶'.. 제주와 오사카의 관계망 초점
'노뜰' 측은 제주에서 '함께 만드는' 작품이라는 점에 의의를 싣고 있습니다.
작품의 주요 리서치가 제주에서 시작되고 진행됐고, 특히 재일한국인의 많은 비율이 제주 출신으로 이카이노 지역은 일본 속 작은 제주라고 불릴 만큼 오사카와 제주는 디아스포라의 삶과 이어져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방의 물고기'는 리서치부터 본 공연까지 전 과정을 간드락의 오순희 대표와 공동기획했습니다.
전쟁연작에 이어 두 번째 협업입니다.
유료 공연이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극단 '노뜰' 공식 홈페이지와 SNS계정 등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1993년 창단해 강원도 원주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극단 '노뜰'은 국내·외 수많은 무대에서 러브콜을 받아온 예술단체로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은 특유의 공연으로 극찬을 받고 있습니다.
원주 문막의 폐교를 예술가 창작공간으로 조성한 ‘후용공연예술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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