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피해 봤던 韓 철강·車업종엔 호재
日관광·상품직구 주춤땐
경상수지 적자 개선 기대
일본은행(BOJ)의 금융완화 축소 결정은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철강 등 업체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이들 업체는 '초엔저' 탓에 수출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이날 발표 직후 엔화 가치가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간 수출경합도는 69.2(2020년 기준)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은 미국(68.5), 독일(60.3), 중국(56.0) 순으로 한국과 경합도가 높았다. 수출경합도는 두 나라 간 수출 구조를 비교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유사하다는 뜻이며 수출 구조가 동일하면 100이다.
올 들어 엔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됐다. 실제 엔·달러 환율은 올해 3분기까지 17.9% 상승한 반면, 원·달러 환율은 12.1% 오르는 데 그쳤다. 그만큼 엔화 가치의 하락폭이 더 컸고 일본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한경연은 엔·달러 환율 상승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한국의 수출 가격은 0.41%포인트, 수출 물량은 0.2%포인트 줄어든다고 추산했다.
이날 일본은행의 결정으로 엔화 가치가 상승 전환할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도 한시름 놓게 됐다.
이상호 한경연 경제조사팀장은 "일본 정부는 주요국 중 홀로 저금리 기조를 이어갔다"며 "이에 따른 초엔저 현상 탓에 국내 자동차·철강 등 기업들의 피해가 상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면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수출뿐 아니라 여행수지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여행수지 적자는 68억4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영향이 컸다. 즉, 엔화 가치가 상승해 여행 수요가 줄어들면 여행수지 적자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일본 정부 관광국에 따르면, 입국 규제가 완화된 지난 10월 외국인 관광객은 49만8600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 비중은 24.6%에 달했다. 여행 비수기인 지난달에도 한국에서 일본을 찾은 여행객 수는 82만79명에 달했다.
[송광섭 기자 /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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