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0년물 국채금리 뛰고 엔화 3% 급등
"세계최대 채권국 日긴축에
글로벌 자금 U턴 가능성"
일본은행의 깜짝 발표에 20일 일본 채권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한때 0.46%를 돌파하며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본은행이 장기금리 변동 폭을 기존의 0.25%에서 0.5%로 2배 확대하면서 낮은 수준을 유지하던 시중 금리가 급등한 것이다. 5년물 국채 금리도 0.26%로 2013년 9월 이후 가장 높아졌다.
엔화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일본은행이 이날 정오 장기금리 변동 폭 확대를 발표하자마자 달러당 엔화값은 137엔대에서 133엔대로 4엔가량 상승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132.7엔대까지 오르며 상승 폭은 5엔으로 확대됐다. 미·일 간 금리 차 축소 전망에 따라 시장에서 엔화 매입이 늘어나면서 엔화 가치는 지난 8월 중순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일본은행 발표에 따른 충격은 일본 열도를 넘어섰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급락했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도 발표 전 3.60% 이하에서 한때 3.70%를 넘어섰다. 달러인덱스는 장중 1%가량 떨어지며 강달러 현상의 약화를 불렀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일본은행이 채권시장 개선을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이야기해 왔지만, 12월에 단행할 것으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아다치 마사미치 UBS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이번 조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지만, 일본은행이 분명 '금융완화'의 출구를 향해 한 걸음 내디딘 것" 이라며 "내년 4월 새로운 총재가 취임한 뒤 정책 정상화 가능성을 높이는 조치"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채권국인 일본이 긴축으로 선회하게 되면 자본이 일본으로 유입되며 전 세계적으로는 차입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닛케이225)는 일본은행의 발표 직후 급락해 2.46%가량 하락 마감했다.다른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시스템 붕괴 우려까지 겹친 중국에서는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가 각각 1.07%, 1.20% 하락 마감했다.
한편 이날 일본 장기 국채 선물 가격도 급락했다. 오사카 증권거래소는 거래를 일시 중지하는 '서킷 브레이커'까지 발동했다. 일본 장기 국채 선물 시장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201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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