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태원 참사’ 유가족 ‘눈물바다’ 후 국조특위 복귀 시사
유가족 “희생자가 협상 도구냐” 울분… 국조특위 복귀·추모공간 현장 지원 요청
국조특위 복귀 질문에 " 국조 위원들 사퇴 반려… 국조 참여 독려”
국민의힘은 20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전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특히 오는 21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이 현장조사를 이어가기로 결정한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위원들의 사표가 반려돼 복귀하면서 본격적인 국정조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조특위 위원들의 사퇴의사를 반려하고 국정조사에 참여토록 권유했다고 발표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소속 국조특위 위원들의 복귀를 시사했다.
이에 당장 내일부터 복귀하는 것이냐고 되묻자, 주 원내대표는 “내일 아침부터 현장조사가 있다고 한다”며 “(국조특위 위원들이) 수락할 거다. 제가 반려했는데, 수락을 안 하면 모양이 뭐가 되나”라고 말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유가족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이해해달라는 말씀이 많았다”며 “녹사평역에 위치한 합동분향소 지역이 너무 추워서 따뜻하고 괜찮은 곳으로 장만해달라는 (요청과)국조 참여해서 진실을 밝혀달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간담회는 약 2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주 원내대표도 약 2시간 가까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공감한 듯 눈시울이 붉어 있었다. 유가족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한 서운함과 울분을 토하면서 국조특위에 복귀해 하루 속히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임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비공개 전환된 이후에는 유족들의 호소력 짙은 고성이 간간히 회의실 밖으로 퍼져 나오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가 떠난 지 20분 후 이만희 의원은 유가족 간담회를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나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국조특위 위원의 빠른 복귀 ▲당 차원에서의 유족 2차 가해 제재 ▲녹사평 합동분향소 이전 지원 ▲고인 개개인별 마지막 상황에 대한 규명 등을 요청했다며 비공개 회의에서 나눈 이야기를 전했다. 이 의원은 현재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이 의원은 국정조사 기간이 짧아진 상황에서 유족 측에서 연장을 요청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유가족 중 한 분이 그런 말씀은 하셨다. 내일부터 시작해도 1월7일 종료를 전제로 짠 게 아니냐는 그런 말씀을(하셨다)”며 “현 단계에서 기한 연장 부분을 고려하고 있진 않지만, 나중에 상황을 봐서 어떻게 할지 추후 고려 사항”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신자유연대 등 극우 단체가 분향소 앞에서 막말·고성 집회를 하는 것을 철수해달라고 한 유족들의 요청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그는 “신자유연대라는 단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말로 설득하거나 (조치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정확히 말하기는 곤란하다”며 “그런 부분에서 불편을 느낀 유가족이 있었고, (그래서) 장소 자체를 옮기는 게 어떠냐는 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외에 ▲당 차원에서 2차 가해에 대한 조치 ▲향후 지속적인 만남 유지 등도 약속했다.
앞서 이날 간담회에 국민의힘 측에서는 주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조특위 소속인 이만희·박성민·김형동·전주혜·조은희·조수진 의원과 당내 국조특위 소속인 정희용·서범수 의원 등 9명이 참석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에서는 총 19명의 유가족과 4명의 민변 법정대리인이 자리에 함께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을 향해 “저는 세월호 사건 때도 정책위의장을 하면서 진상조사법을 여러 차례 협의하고 이뤄내며, 대한민국에 이런 사건이 다신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몇 번(이나) 다짐을 했는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 슬프기도 하고, 국회도 잘못 있는 것 아니냐는 반성도 한다”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하지 못한 데에 대한 죄송한 마음부터 표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국조 특위를 가동되기 시작하는데, 수사든 국조든 필요하면 특검이든 이용해서 진상을 철저히 밝혀서 책임을 묻겠다”며 “(이태원 참사 관련)철저한 배상·보상을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절차가 되풀이돼야 할 뿐 아니라 이 일을 국민이 오래도록 기억해 두 번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족들은 국조특위 위원 사퇴를 선언해 사실상 ‘국조특위 보이콧’에 들어간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이들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국조특위 복귀 ▲신자유연대 등에 의한 이태원 합동분향소 막말·고성 집회 해산 ▲이태원 합동분향소 영정사진 보관을 위한 공간 지원 등을 요청하며 여야 정쟁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협상의 대상으로 쓰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태원 참사 당시 숨진 배우 이지한씨의 아버지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주 원내대표를 향해 “우리 지한이가 대표님을 좋아했었다. (그런데 분향소에) 왜 안 오셨나”면서 “우리 아이들이, 희생된 분들이 잘못한 것인지 아니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도둑 제 발 저린다’고 뭘 무서워해서 못 오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국정조사가 동네 이장 회의인가. 한다 했다가, 안 한다고 했다가 이게 뭐하는 건가. 저희 희생자들이 협상의 도구인가.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나”며 “예산안 처리와 이상민 해임건의안 하는 게 국조와 무슨 관계가 있길래 이거 주면 할게, 이거 하면 이거 줘 이렇게 애들 장난인가. 우리가 그렇게 우습나”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제발 의원님들 주둥이를 단속시켜달라. (유족들에게 ‘시체팔이’ 혹은 ‘아들딸 장사’라고 말한 것 등)그게 입인가, 주둥이지”라며 “내일 국조특위에 복귀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의 눈물어린 호소와 토로에 유가족 간담회는 울음바다가 됐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어깨를 토닥이고 손을 쓰다듬으면서 위로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도 주 원내대표를 향해 “지금이라도 저희는 다른 거 바라지 않는다”며 “국정조사를 제대로 해서 저희가 아이들이 왜,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나. 부모가 돼서 그런 것도 모르면 아이들을 어떻게 보겠나”라고 하소연했다. 아울러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해주시고 철저히 진상을 밝혀주기를 바란다”며 “아이들과 저희 유가족들이 한을 풀 수 있게끔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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