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플레법 대응시간 두달 벌었지만 … 불확실성은 더 커져
미국 재무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올해 8월 17일부터 북미 생산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지급하는 데 이어 추가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과 부품의 '미국산' 일정 비율 충족 요건 시행 시기를 내년 1월에서 3월로 연기한다.
미국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배터리 핵심 광물 및 부품 조건 추진 방향에 대한 정보를 올해 말까지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무부는 "배터리 광물과 부품 지침을 담은 규칙안을 내년 3월에 공지할 계획"이라며 "이후에 배터리 세액공제 지급 조건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재무부가 공지하는 내년 3월까지 배터리 광물과 부품의 미국산 비율 조건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이다.
IRA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우선 지난 8월부터 북미에서 최종 조립 규정을 따르도록 했다. 또 내년부터 전기차 배터리는 핵심 광물의 40% 이상(2027년 80% 이상으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보조금 3750달러를,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2029년 100%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사용해야 나머지 3750달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시행 시기를 내년 3월로 연기한 것은 기술적인 요인 때문으로 해석된다. 재무부는 전기차 제조 업체별로 내년 1~2월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과 부품의 미국산 가치 산정 비율을 보고하도록 하고, 이를 토대로 내년 3월에 보조금 지급 대상 모델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무부는 한국산 전기차를 차별하는 '북미 최종 조립' 조건과 관련한 세부 규정을 언제 발표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까다로운 미국산 배터리 요건 시행 시기가 내년 1월에서 3월로 늦춰지면서 그사이에 미국 시장에서는 전기차 판매 마케팅 경쟁에 불이 지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한 두 가지 요건 가운데 첫 번째 단계인 '북미에서 최종 조립' 조건을 충족한 전기차는 총 42개 모델이다.
이 가운데 테슬라 모델3·S·X·Y를 비롯해 쉐보레 볼트, 캐딜락 리릭 등 14개 인기 모델은 올해 제조사 판매 상한선(2009년 이후 총 20만대)에 막혀 보조금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내년부터 판매 제한이 풀리는 데다 전기차 배터리 광물과 부품의 미국산 충족 시점이 3월로 연기된 덕분에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등은 14개 모델별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신규로 받아 1~2월에 공격적으로 판매 촉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기업들은 IRA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최근까지도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광물 확보에 나섰다"며 "대부분 큰 틀에서의 준비는 마무리된 상태"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해온 것처럼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IRA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배터리 광물·부품 요건에 대한 가이드라인 발표가 늦어진 셈"이라며 "정부 차원에서는 이번 요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보다 명확하게 내달라는 요구를 미국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워싱턴/강계만 특파원 서울 이윤재·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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