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리스크' … 테슬라 덮쳤다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2. 12. 20. 17: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스크, 트위터 인수한 후
독선적 경영에 성과 부진
테슬라 주가 전망 줄하향
월가 "트위터 경영 손떼라"
차기 CEO 후보군 거론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경영'이라는 늪에 빠지면서 세계적인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미래도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중국 수요 감소에 따른 상하이 공장 생산량 감축에 이어 머스크가 트위터 자금난 해소를 위해 테슬라 주식을 팔아치우는 등 대내외적 악재가 계속되면서다.

트위터 경영에서 보인 그의 충동적이고 독선적인 모습도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 악화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월가에서 테슬라 주가 전망을 일제히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머스크의 트위터 CEO 사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투자은행 오펜하이머는 머스크의 트위터 경영이 테슬라를 둘러싼 투자 심리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며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오펜하이머 측은 고객에게 보낸 투자 노트를 통해 "트위터 광고주와 사용자의 이탈은 트위터의 자금난을 가속화할 뿐"이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머스크는 더 많은 테슬라 주식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골드만삭스, RBC 캐피털 등 월가 투자은행들은 테슬라 목표 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인수한 트위터의 경영에 물심양면으로 집중했지만 점점 늪에 빠지고 있다. 머스크는 인수 당시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트위터에 고금리 대출을 떠안겼다. 이로 인해 회사 총부채 규모는 기존 17억달러에서 130억달러로 급격히 불어난 상태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주 총 35억8000만달러(약 4조7000억원)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처분해 실탄을 확보했다. 그러나 부진한 경영 성과와 독선적인 운영 방침으로 촉발된 '머스크 리스크'가 자금난 해소를 방해하고 있다. 매출 확대를 위해 내놓은 유료 인증 서비스 '트위터 블루'는 되레 가짜 인증 계정만 늘리며 역효과를 낳았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유력 언론사 기자들의 계정을 일방적으로 정지시키는 등 트위터를 사유화하고 있다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이 같은 행보는 광고주와 사용자 이탈을 가속화했고, 자금난 해소를 위해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처분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한 지난 10월 27일 주당 225.09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19일 149.87달러까지 내려앉으며 33% 폭락했다.

콜린 러시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그가 트위터에 비일관적 기준을 적용하면 광범위한 대중적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며 "이는 테슬라를 해치는 행위"라고 말했다.

트위터 인수가 초래한 늪이 테슬라에도 악영향을 미치자 월가에서는 머스크의 CEO직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트위터 드라마가 시작된 이후로 계속해서 잔인한 방식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머스크가 '트위터 악몽'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위터 경영 방식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CEO직 사임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약 1750만명이 참여한 결과 57%가 찬성표를 던졌다. 다수가 사임에 찬성하자 머스크는 이날 유료 회원인 '트위터 블루' 회원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다만 아직 투표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한편 여론이 머스크의 트위터 CEO 사임에 힘을 실으며 차기 CEO 후보군도 언급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광고주를 안심시키고 유료 기능을 새로 도입할 적임자로 셰릴 샌드버그 전 메타 플랫폼(옛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꼽았다. 이유로는 페이스북의 성장을 견인했던 디지털 광고 부문 전문가라는 이력을 언급했다. 샌드버그가 CEO직을 원하지 않을 경우 모바일 결제 서비스 스퀘어의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세라 프라이어도 적임자 중 하나라고 추천했다. FT는 "머스크에게 최선의 결과는 유능한 리더를 찾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현재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