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표 보고 한숨"… 소비자 울리는 '케이크플레이션'

케이크 가격 최대 5000원 올라
"밀가루·우유 가격 인상 영향"

연말을 맞아 케이크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요 베이커리와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인기 케이크 가격이 1년 사이 3000~5000원이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로 대다수 가계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케이크플레이션(케이크+인플레이션)'이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상황이다. 알뜰 소비자는 '가성비'를 내세운 1만원대 마트 케이크로 몰리고 있다.

20일 매일경제가 주요 베이커리 케이크 가격을 지난해와 비교한 결과 파리바게뜨 '생딸기 프레지에' 케이크는 지난해 2만7000원에서 올해 3만2000원으로 1년 사이 5000원 올랐다. 투썸플레이스 '딸기생크림' 케이크는 작년 초 2만9000원에서 작년 말 3만1000원으로 오른 데 이어 올해 3만4000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스타벅스의 크리스마스 시즌 대표 제품인 '딸기 듬뿍 마스카포네' 케이크도 지난해 4만9000원에서 올해 5만2000원으로 3000원 오르면서 처음으로 5만원대를 넘어섰다.

케이크 제조·판매 업체들은 밀가루, 우유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케이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소비자는 케이크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40대 직장인 A씨는 "원재료 가격 인상을 감안해도 요즘 케이크 가격 인상은 지나친 것 같다"면서 "비싼 케이크를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구매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주요 제과점과 커피전문점의 케이크 가격이 크게 오르자 알뜰 소비자는 대형마트의 가성비 케이크로 몰리고 있다. 이마트 내 베이커리(E베이커리, 밀크앤허니, 블랑제리 등) 매장에서 판매 중인 '딸기 선물케이크' '통나무속 산타' '빵빵덕 고구마케이크' 등 1만원대 케이크의 12월 첫째 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늘었다. 9980원짜리 초특가로 출시된 '빵빵덕 미니 생크림 케이크'는 출시 일주일 만에 3000개가 팔렸다. 이마트 내 베이커리는 신세계푸드에서 운영한다.

스타벅스는 전반적인 판매량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케이크 '촉촉 초콜릿 부쉬드 노엘' '슈크림 트리 바움쿠헨' 등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보통 5만원 안팎인데, 소형 케이크는 3만원 중반대 제품도 있다.

소형 케이크가 3만원이 넘는 것도 결코 싸지 않지만, 일반 베이커리 케이크와 차별화를 원하는 스몰 럭셔리 취향의 고객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성비, 소형 케이크가 각광받는 것은 고물가로 부담이 커진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의 케이크에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