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온기에 … 포스코·LG유플 자금조달 나서
한전·CJ대한통운·현대로템등
차입금 발행한도 미리 높여
내년 경기침체 선제적 대비
CP금리 7일째 하락세 이어가
기업어음(CP) 금리가 최근 연일 하락하는 등 국내 자금시장이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자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신용등급 AA급 이상 우량기업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이 이뤄지고 있어 자금시장이 오롯이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신용등급 AA)는 내년 1월 6일 총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년, 3년, 5년 만기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며 발행일은 내년 1월 13일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말 강원도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보증 채무불이행 사태 직후인 10월 중순에 1500억원 회사채 발행에 나섰으나 수요예측 과정에서 1000억원의 수요만 확인되며 500억원 규모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미매각된 물량은 모두 주관사가 떠안았다.
이에 앞서 포스코그룹의 주력 사업회사인 포스코(신용등급 AA+)는 내년 1월 4일 총 7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발행일은 내년 1월 12일이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기업들의 공모 회사채 발행이 연초부터 이어지는 것은 자금시장의 온기가 확산하는 데다 올해 4분기 예정된 자금조달을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분기에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은 하이투자증권(DGB금융지주 지급보증·AAA), SK(AA+), SK텔레콤(AAA) 등 일부에 불과하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 AA등급 이상 우량채권 발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크레디트 시장이 냉각되면서 주요 발행이 대부분 취소됐고, 이에 발행 대기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단기자금 조달 창구인 CP 금리도 12월 들어 상승세를 멈춘 뒤 최근 하락 추세다.
CP 금리(A1급 91일물 기준)는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으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1~3bp(1bp=0.01%포인트)에서 하락했다.
다만 현재 5%대 중반인 CP 금리는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지난 9월 말의 3%대 초반 금리와 비교해도 높다고 볼 수 있다.
기업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대규모 적자로 회사채 발행한도 상향이 불가피한 한국전력 외에도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들이 단기차입금 발행한도를 높이고 있다.
이달에만 한전(12조4000억원→21조1700억원), CJ대한통운(9200억원→1조4200억원), 현대로템(6452억원→1조1452억원), 상상인증권(2900억원→1조2500억원) 등이 운영자금과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사회 결정을 거쳐 차입금 발행한도를 높여 잡았다. 기업어음, 금융기관 차입, 사모사채 등 단기차입금 한도 규모를 미리 현재보다 크게 높여놓고 언제든 필요할 때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향후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원활할지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부터는 다수 기업이 발행에 나서 회사채 시장은 그간의 발행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변수가 있어 부동산금융 시장 리스크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 크레디트 시장 수요가 일정 수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화진 연구원은 "우량등급 선호가 나타나면서 양극화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우량등급은 신용경계감이 지속되면서 우량등급과 온도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재무 상태는 물론이고 업황 전망, 계열사 지원 여부 등에 따라 자금조달 차원에서 기업별 차이가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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