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감축 시급 … 내년 물가 상고하저"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2022. 12. 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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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종 기준금리 3.5% 전망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물가설명회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눈덩이 가계빚에 대해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자 가계부채 부실이 가져올 후폭풍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부채 감축 필요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금리(정책)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주택금융 형태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간 내 급격하게 디레버리징을 하면 많은 문제가 생기고, 그렇다고 경기 부양을 위해 부채 증대를 장려하는 정책을 쓰면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입 비율이 높으면 금리 상승기에 치러야 할 이자비용이 커져 가계 등에 더 큰 부담을 지운다. 국내 가구의 부채와 카드대금을 합한 가계신용은 지난 3분기 기준 1870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데, 통화 긴축 기조가 계속되면 향후 국내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총재는 그동안 꾸준히 가계부채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지난 10월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선 "한국의 가계부채 규모는 세계 어느 곳보다 높고 부동산 가격도 지난 2~3년 동안 상당히 상승했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에도 5%대 고물가가 예상되는 만큼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는 통화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국내 소비자물가는 5% 내외 상승률을 이어가는데 국내외 경기 하방 압력이 커져 내년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이며 점차 하락할 것"이라면서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 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물가 목표치인 2%를 계속 웃돈다면 긴축 기조가 유지된다는 것으로 읽힌다. 특히 이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 금융통화위원 다수가 최종 금리 상단으로 지목한 3.5% 전망에 대해서도 "한은의 약속이 아니다"며 "전제가 바뀌면 (최종 전망이) 바뀔 수 있다"고 추가 금리 인상의 여지를 남겼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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