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동1지구 개발사업 표류는 사업시행자인 창원시 관리·감독 잘못 때문"

창원시 감사 결과 중간발표… 토지 사용기간 무리한 연장 추진 등 지적
민간사업자와 협약해지 때 확정투자비 1500억~2400억 원 사이 지급

경남 진해 웅동1지구 개발사업이 골프장만 지어진 채 10년 이상 장기 표류한 데는 전임 시장 시절 창원시가 사업시행자로서의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시의 자체 감사 결과가 나왔다.

경남 창원시 신병철(사진 오른쪽) 감사관이 20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장기 표류 중인 진해웅동지구 복합관광레저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신병철 창원시 감사관은 20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진해웅동지구 복합관광레저단지 개발 사업에 대한 감사결과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웅동1지구 개발사업 전반에 걸쳐 창원시가 사업시행자로서의 관리·감독을 잘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창원시 감사 결과 ▷웅동1지구 개발사업 전반에 걸쳐 창원시가 사업시행자로서 관리·감독 잘못 ▷민간사업자의 대환대출을 위한 무리한 토지 사용기간 연장 추진으로 불필요한 마찰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의 수익 재투자 의무 면제 ▷ 개발사업 조성토지 일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편법 매각 ▷ 민간사업자의 요구에 따라 고소에 활용하도록 보안이 유지돼야 할 공무상 문서 무단 유출 등 문제점을 확인했다.

특히, 협약해지 때 지급해야 하는 ‘확정투자비 지급’은 일부 문건의 부존재, 관련 공무원의 퇴직, 기억에 의존한 진술 등 여러 정황적 기초 사실로 규명이 어려운 상황이다. ‘확정투자비 지급’에 대한 부분은 시 해양항만과(현 해양레저과)와 경남개발공사가 협약 해지 때 ‘확정투자비 지급’ 조항을 2014년 3월 17일 신설했고 2020년 창원시의회가 뒤늦게 승인했다.

경남 창원시 신병철(사진 오른쪽) 감사관과 재종남 해양항만수산국장이 20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장기 표류 중인 진해웅동지구 복합관광레저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제종남 창원시 해양항만수산국장은 “현재 나머지 사업에 대한 사업이행계획 등을 준비 중이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사업 이행계획에 대한 적정성 검토를 해서 사업시행자 취소를 하든 민간사업자 취소를 하든 하게 될 것이다”고 답변했다. 협약 해지 때 지급해야 할 확정투자비 부분은 1500억 원에서 2400억 원 사이로 확인된다.

또한 신 감사관은 “부적절한 업무 처리, 업무 소홀 등 문제가 확인된 관련자에 대한 내부적 조치와 함께 위법하고 중대한 비위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와 담당 부서에는 사업 주체들과의 적극적인 협의로 조속한 사업 정상화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웅동1지구(창원시 진해구 일원) 개발사업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종사자, 외국인 체류자, 인근 주민과 국내외 관광객에게 여가·휴양 공간을 제공하고 외국인 정주 환경을 개선하는 시설을 도입해 외국인 투자유치를 촉진할 목적으로 2018년까지 사업 부지에 골프장 숙박시설(호텔, 리조트) 휴양문화시설(수족관 등) 운동시설(야구장)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라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창원시(구 진해시)와 경남개발공사는 2009년 12월 22일 진해웅동지구에 민자 3325억 원을 투자해 2009년부터 향후 30년간 휴양·레저 관광단지를 조성·운영하는 내용으로 민간사업자인 ㈜진해오션리조트와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애초 사업계획은 2015년까지 1단계로 골프장과 호텔 등의 숙박시설을, 2018년까지 2단계로 휴양·문화시설과 스포츠파크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네 차례 개발계획 변경으로 사업 시행 기간을 4년이나 연장했으나 2017년 5월 개장·운영 중인 골프장을 제외한 다른 시설 조성 사업은 아무런 진척 없이 공전을 거듭하며 표류 중이다. 이에 2022년 8월 감사원 감사에서도 ‘갈등과 이견으로 골프장 건설 외에 잔여 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웅동1지구 개발사업이 중단된 상태’라며 ‘사업 협약 미반영, 개발계획 변경 미신청, 시행명령 미이행 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