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해보면 될 일”·“실제적 행동”…도발 명분 키우는 北

2022. 12. 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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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여정, 각종 평가 반박하며 ICBM 정상각도 발사 시사
대북제재에 “처음도 아니고 뭐가 두려워 멈추겠나” 강경
北외무성, 日 ‘반격능력’ 지지한 美에 “자격 없다” 명분 쌓기
통일부 “일희일비 않겠다”…외교부 “추가 도발 위협 유감”
한미 공군연합훈련…美 B-52H·F-22 전투기 한반도 전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북한이 지난 18일 ‘군 정찰위성 개발 시험’에 대한 국내의 평가에 격하게 반응한 데 이어 일본의 국가안전보장전략 3대 안보문서 개정으로 ‘반격능력’을 보유하게 된 것을 고리로 도발 명분을 키우고 있다.

외교부는 연내 무력 도발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메시지 대응 수위를 조율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통일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정책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미 군 당국은 공군연합훈련을 실시하면서 억제력을 과시했다.

20일 국방부는 “미군 B-52H 폭격기의 한반도 인근 전개를 계기로 제주도 서남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일대에서 미 F-22 전투기와 우리 공군 F-35·F-15K 전투기가 참여하는 연합공군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 공군이 운용하는 전략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와 현존하는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F-22 ‘랩터’가 한반도 인근 상공에 전개됐다. 국방부는 지난달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합의에 따른 미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1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에 장착할 수 있는 신형 고체연료 엔진의 지상연소시험을 했고, 18일에는 ‘군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을 했다. 우리 합참은 18일 동해상으로 발사된 2발을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사이 일본은 ▷국민 생명과 자유에 명확한 위험 발생시 ▷국민을 지키기 위한 다른 수단이 없을 때 ▷필요 최소한으로 실력 행사 등 무력행사 3대 요건을 내세우며 ‘반격능력’ 보유를 천명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종전보다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은 20일 남측과 일본을 향해 말폭탄을 쏟아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남측의 평가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부부장은 ICBM의 성공 여부에 대한 평가에 “대기권 재돌입 기술이 미흡했다면 조종전투부의 원격자료를 탄착 순간까지 받을 수 없게 된다”며 “고각발사만으로 입증할 수 없고 실제 각도로 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논거로 폄훼하겠다면,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 아니겠는가”라고 위협했다. 정상각도(30~45도) 발사를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추가 대북제재를 논의하겠다는 남측의 입장에 대해 “생존과 발전의 권리를 위협당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가 처음도 아니고 여지껏 지긋지긋 맛본 제재 따위가 뭐가 두려워 갈 길을 멈추겠는가”라고 말해 기존 태도의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남측 통일부에 대해서는 “형편없는 ‘담대한 계획’(구상)을 붙들고 앉아 황당한 망상만 하고 있을 대신 서로의 감정을 자극해 격하게 번져가는 작금의 사태를 안정시킬 생각에 전념하는 것이 더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외무상은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일본이 천명한 반격능력에 대해 “주권 국가의 합법적인 자위권 보유와는 전혀 인연이 없으며, 철두철미하게 다른 나라의 영역을 타격하기 위한 선제공격 능력”이라며 “일본의 부당하고 과욕적인 야망 실현 기도에 대하여 우리가 어느 만큼 우려하고 불쾌해하는가를 실제적인 행동으로 계속해서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일본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일본의 재무장화(化)는 유엔헌장에 대한 난폭한 침해이며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규정하며 이를 지지한 미국을 향해 “우리의 합법적인 자위권행사와 국방력 강화에 대하여 함부로 걸고들 그 어떤 자격이나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한미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전례없는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이 일본의 ‘재무장화’는 용인하는 미국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이 지금 해야 할 것은 도발과 위협, 핵능력 강화, 군 정찰위성 개발이 아니라 우리가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호응하는 것”이라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ICBM 정상각도 발사 등 추가 도발을 위협하고 있는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미일 연합방위태세로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의 안보전략 개정으로 역사, 영토주권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한일 양국 관계가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북한의 도발에 있어서 한미일 안보협력은 흔들림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곧 해보면 될 일”이라며 정상각도 발사를 시사하고, “실제적인 행동으로 계속해여 보여줄 것”이라고 일본을 위협하면서 향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긴장국면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밝혀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강대강 대치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말 전원회의를 통해 밝힐 신년사 메시지가 주목된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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