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이 밝힌 北 '정찰위성' 시험… 경사궤도 830초 날며 서울·인천 촬영

박응진 기자 2022. 12. 2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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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통해 '2차례 발사' '추진체로 구형 미사일 사용' 등 확인
"시험용이라 저해상도 카메라 썼다"지만 "의미 없다" 평가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 18일 발사한 '위성 시험품'의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서울(오른쪽)와 인천 일대 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지난 18일 실시했다는 '군 정찰위성 개발 시험' 관련 정보 일부를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위성 시험품'이 830초(13분50초) 동안 탄도 비행하며 탑재된 시험용 카메라를 이용해 서울·인천 등 남한 수도권 일대 지역 사진을 촬영했단 게 주요 내용이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동생 김 부부장 명의로 발표한 20일자 담화와 19일자 관영매체에 실린 관련 보도를 종합해보면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 중요 시험'을 진행했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모두 2차례 발사체(로켓)를 쏴 올렸다.

이는 우리 군 당국이 18일 오전 11시13분과 낮 12시5분쯤 동창리에서 각각 동해상으로 발사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포착한 것과 일치한다. 일본 방위성 또한 북한으로부터 모두 2발의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탐지했다. 이들 미사일은 북한 내륙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질러 약 500㎞를 날았고 정점고도는 약 550㎞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당시 △첫 번째 발사는 탑재된 위성 시험품 내 송신기에서 발신하는 신호를 지상 관제소에서 추적·수신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고, △두 번째 발사 때 위성 시험품에 장착한 카메라로 지상을 촬영해 그 사진을 지상에서 수신하는 시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부장에 따르면 이번 발사는 '1회성 시험'이었기 때문에 위성 시험품엔 기존 상업용 카메라를 '시험용'으로 개조해 장착했으며, "파철 같은 구형 미사일"을 로켓 추진체로 활용했다. 전문가들 역시 북한이 관영매체에 공개한 발사 현장 사진을 근거로 구형 '노동'(화성-7형) 미사일이나 그와 유사한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부장은 또 이번 시험에서 사진 촬영은 "직하점(위성과 지구의 중심을 연결하는 직선이 지구 표면과 만나는 점) 자릿길(궤도)이 아닌 경사 측면 촬영을 기본으로 했다"며 "수직 촬영과 경사 촬영 자료의 합성기술" 등에 대한 시험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 정찰위성 개발 시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실제 위성사진 촬영 땐 해당 위성이 촬영을 필요로 하는 장소 위를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직하점 궤도가 아닌 경사 궤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 부부장의 이날 담화 내용을 "100% 신뢰하긴 어렵지만, 사실에 부합하는 내용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발사가 정찰위성 개발을 목적으로 한 게 맞다고 해도 "실제로 위성에 탑재할 고분해능 카메라를 사용해 촬영 시험을 하지 않았다면 기술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이번 '정찰위성 시험'에 '20m 분해능'(지상에 있는 최소 20m 크기 물체까지 식별해낼 수 있음)의 성능을 가진 카메라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학부 교수는 "요즘은 '0.5m 이하 분해능' 성능은 돼야 정찰위성으로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경사 궤도 촬영 역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지상에서도 충분히 시험해볼 수 있다"는 이유로 "굳이 발사체까지 쏴 올릴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이번 자칭 '군 정찰위성 시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장비·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우주 공간에서 수도권 등 우리 지역을 상공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단 점을 선전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을 국방력 강화의 주요 과업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단 점에서 앞으로 관련 시험이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내년 4월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예고해둔 상황이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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