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깨서 걷는 몽유병…‘수면보행증’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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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던 중 갑자기 걷는 등의 행동을 하는 질환인 '수면보행증'.
문 교수는 "수면보행증과 함께 코골이나 주간졸림증이 있을 때, 비만·고혈압·당뇨 등 성인병이 동반된 경우 등이라면 반드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의 유무와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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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보일 때 인지력 없고 잠에서 깨도 전혀 기억 못 해
충분한 수면시간 확보, 낮잠 피하기, 수면환경 조성 필수
잠을 자던 중 갑자기 걷는 등의 행동을 하는 질환인 ‘수면보행증’. 흔히 ‘몽유병’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아동기에 주로 나타나는 수면장애의 일종이며 성인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수면보행증은 아동기에 발생하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기까지 호전되지 않고 지속되거나 성인기에 시작되면 다른 수면 질환으로 인해 유발됐거나 수면보행증이 아닌 다른 수면 질환을 오인한 것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면보행증의 핵심 증상은 수면 중 몽롱한 상태에서 일어나 걷거나 달리는 것이다. 이때 부적절하게 흥분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돌아다니면서 말을 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말이 느리고 다소 둔감해 보인다. 이때 물체에 부딪히거나 넘어져 다칠 수 있다. 특히 증상이 있는 동안에는 시간과 장소에 대한 인지력이 없고 잠에서 깨면 증상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수면보행증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아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문혜진 교수는 “수면부족, 스트레스, 낯선 환경에서의 수면, 발열 등은 수면보행증의 악화인자가 될 수 있다”라며 “성인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이 수면보행증을 유발해 악화시킬 수 있다”라고 밝혔다.
문 교수는 “수면보행증과 함께 코골이나 주간졸림증이 있을 때, 비만·고혈압·당뇨 등 성인병이 동반된 경우 등이라면 반드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의 유무와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수면보행증은 수면 중 꿈의 내용을 말과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행동장애’와 헷갈릴 수 있다. 두 질환의 감별에는 ‘수면다원검사’가 유용하다. 수면 보행증은 비(非) 렘수면 중 ‘서파수면’에서 시작되는 반면, 렘수면행동장애는 렘수면(꿈꾸는 수면) 때 발생한다.
따라서 수면보행증은 서파수면이 길게 나타나는 수면의 전반부(깊은 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렘수면행동장애는 렘수면이 자주, 길게 나타나는 수면의 후반부(새벽녘)에 잘 나타난다. 수면보행증은 다음날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나,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의 내용을 종종 기억하기도 한다.
아동기에 나타난 수면보행증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다만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시간 확보, 낮잠 피하기, 어둡고 조용한 수면 환경 조성 등 일반적인 수면 위생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증상이 자주 일어난다면 약물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증상이 나타나면, 예상되는 시간대에 알람을 설정해 잠깐 깨웠다가 다시 재우는 방법도 활용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증상이 심한 경우 부딪히거나 넘어져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수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낮은 침대를 사용하고, 침대 주위에 깨질 만한 물건이나 위험한 물건은 치워두는 것이 좋다.
문 교수는 “수면보행증이 있는 소아청소년에게 우울증, ADHD 등 정신과 질환이 동반되거나 발달과 성장에 문제가 있다는 오해가 있지만, 근거는 매우 희박하다”라며 “다만 특별한 이유 없이 수면보행증이 지속되면 수면부족이나 심리적 스트레스 등 악화 요인이 있는지, 다른 수면 질환이 동반되어 있지는 않은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당부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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