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이 아니라 번식지였다”…15m 괴생명체 37마리 발견된 이곳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2. 12. 2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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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함. [사진출처 쥬라기 월드 영상 캡처]
미국 네바다주에 있는 폐광 마을 ‘벌린’은 고대 바다를 지배하던 15m 크기의 대형 파충류 ‘어룡’ 화석이 무더기로 발굴돼 주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곳에서 40마리에 가까운 트라이아스기 어룡 ‘쇼니사우루스’ 화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어룡의 무덤’이라고 말할 만큼 무더기로 화석이 발견됐으나 과학자들에게는 어떻게 한 장소에서 이렇게 많은 어룡이 죽음을 맞게 됐는지 반세 이상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였다.

이런 가운데 이곳이 ‘어룡의 무덤’이 아닌 서식지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소미스소니언 협회’ 등에 따르면 밴더빌트대학 고생물학 조교수 닐 켈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그동안 덩치 큰 돌고래와 비슷한 이 어룡들은 현대 고래가 종종 겪는 것처럼 해변으로 밀려왔다가 바다로 돌아가지 못해 떼죽음을 당했거나 유독성 적조에 중독돼 한꺼번에 죽었다는 가설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과학적 증거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먼저 전통적 고고학 기법에다 3차원 스캔을 비롯한 첨단 기술 등을 접목해 기존 발굴 자료를 다시 분석했다. 그 결과 발굴된 어룡은 모두 37마리로 2억3000만년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화석이 발굴된 지층이 달라 이들은 한꺼번에 죽은 것이 아니라 수십만년의 시차가 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이는 어룡들이 대를 이어 이곳을 이용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성체 화석들 사이에 발견된 작은 뼈들은 어룡의 배안에 있던 새끼 이거나 갓 태어난 새끼의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청년기 어룡의 화석은 발굴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어룡들이 현대 고래들처럼 새끼를 안전하게 낳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무리를 지어 이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맨체스터대학의 어룡 전문가 딘 로맥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로 벌린에서 발견된 어룡들을 둘러싼 의문이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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