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칭 복수' 로몬의 성장기 [인터뷰]

서지현 기자 2022. 12. 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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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칭 복수 로몬 인터뷰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메인타이틀롤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책임감과 함께 부담감도 제법 쏟아질 터다. 그럼에도 이를 가볍게 훌훌 털어버리고 앞을 향해 나아갈 생각에 벅찬다는 신예 로몬이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3인칭 복수'(극본 이희명·감독 김유진)는 쌍둥이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 나선 옥찬미(신예은)와 불공평한 세상에 맞서 복수 대행을 시작한 지수헌(로몬)이 인생을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고자극 하이틴 복수 스릴러다.

굵직한 작품 두 편 만에 메인타이틀롤에 이름을 올린 로몬은 "아무래도 첫 주연이다 보니 부담이 많이 됐다. 주연이라는 자리가 극을 이끌어가는 자리니까 '잘할 수 있을까' '못하면 어떡할까'라는 부담이 많았다. 그 부담이 방해가 되지 않게끔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로몬이 맡은 지수헌은 복합적인 인물이다. 10대 친구들 사이에선 훤칠한 외모에 남다른 피지컬로 이른바 '인싸'로 통하지만, 그 이면엔 불행한 가정사가 존재한다. 학교 폭력 피해자로 극단적 선택을 한 형과 이로 인해 병에 걸린 어머니, 심지어 지수헌 역시 뇌종양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에 내몰린다.

복잡다단한 지수헌에 대해 로몬은 "처음 캐릭터를 받았을 땐 어렵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또, 제가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준비했다"며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뇌종양에 걸린 지수헌의 상황을 어떻게 표현할까 많은 고민이 있었다. 초반엔 이입하려고 노력했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지수헌으로 살게 됐다. 작품에 임하면서 더 많이 몰입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지수헌은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을 응징하는 이른바 '다크 히어로'라 로몬은 수많은 액션신을 직접 소화해야 했다.

로몬은 "액션신이 워낙 많아서 촬영 3개월 전부터 액션스쿨에 다녔다. 지수헌은 선수 급으로 싸움을 잘하는 친구라 기본기를 많이 잡았다"며 "액션 연습이라기 보단 킥복싱을 단기간에 했고, 유산소적인 운동 위주로 하면 살이 많이 빠질 것 같았다. 하지만 지수헌이 '히어로'라는 키워드를 갖고 있다 보니 다른 친구들에 비해 왜소해 보이면 현실성이 없을 것 같아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따로 병행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로몬은 "액션 연습은 현장에서 많이 맞췄다. 촬영 장소가 미정이었던 상태라 촬영 직전에 현장에서 몇 번 동선을 맞추고 바로 시작했다. 처음엔 따라가기 벅찼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두, 세 번 정도 지나니까 '여기선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순간들이 있더라"며 "제일 처음 나오는 액션신이 노래방 장면인데 배우들을 때리는 게 너무 미안해서 못 때리겠더라. 그래서 약하게 때렸더니 오히려 그게 역효과였다. 세게 해야 끝날 수 있는 촬영이었는데 너무 과몰입해서 나중엔 액션 감독님이 말리시더라"고 '웃픈' 일화를 밝혔다.

3인칭 복수 로몬 인터뷰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183㎝의 큰 키를 가진 로몬은 약 25㎏ 가량을 증량하는 피눈물 나는 노력을 거쳤다. 증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로몬은 "제가 원래 고등학교 올라가기 전까진 왜소했다. 고등학교 진학 후부터 키가 크더니 177~178㎝까지 자랐다. 그때부터 몸을 열심히 키웠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총 12회 분량인 '3인칭 복수'는 전 회차가 19세 이상 시청 가능 등급을 받았다. 극 중에선 학교 폭력, 성폭행, 납치, 감금 등의 자극적인 요소들이 가득하다. 작품이 장르물인 만큼, 이를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도 소재들을 표현하는 데 있어 책임감과 부담감이 함께 있었을 터다.

이에 대해 로몬은 "아무래도 장르물이다 보니 자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기 위해서 조금 더 강하게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 저 역시 이를 연기하면서 마냥 편하게 연기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앞서 '3인칭 복수' 주연을 맡기 전 로몬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작품은 학원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이다. '지우학'에 이어 또다시 교복을 입고 액션신을 찍게 된 로몬은 "'지우학' 속 수혁이는 싸움을 잘하는 정도의 친구였고, 인간이 아닌 좀비, 절비(절반 좀비)들과 생존을 건 서바이벌식의 싸움이었다"며 "'3인칭 복수' 속 수헌이는 조금 더 전문성 있는 싸움을 하는 친구였다. 게다가 상대가 사람이라 조금 차이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24살인 로몬은 연이어 학원물로 10대 연기를 하게 됐다. 이에 대해 로몬은 "제가 고등학생처럼 보여서 (캐스팅된 게) 아닐까"라고 웃음을 보이며 "지금 나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작품들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로몬은 "모든 칭찬이 좋았지만 잘생겼다는 것과 연기가 늘었다는 것이 특히 좋았다"며 "'지우학'에 이어 '3인칭 복수'를 촬영하면서 긴장도 많이 풀리고, 작품을 할수록 몰입이 되니까 스스로 올바른 쪽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3인칭 복수 로몬 인터뷰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전작들에서 조연으로 이름을 올리던 로몬은 어느덧 주연의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배우로서 늘 꿈꾸던 순간이지만, 동시에 하나의 작품을 책임지게 된다는 무게감도 더해졌다.

그럼에도 로몬은 "다행히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조금 더 충실한 편"이라며 "'지우학' 때도 그렇고, '3인칭 복수'때도 너무 감사하게도 국내와 해외에서 너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로몬은 "이번 작품에 임하기 전 '아쉬움이 있어도 후회는 남기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그 목표에 거의 도달한 것 같다"며 "촬영하는 내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부었는데 사실 지금 돌아보면 조금 더 여유를 가졌어도 좋았을 것 같다. 지금 보이는 수헌이는 어쨌든 제가 만든 것이고, 이건 제 성장 과정 중 하나인 것 같다. 사실 아쉬움은 액션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늘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로몬은 "'3인칭 복수'는 저에게 있어 후회 없는 작품이다. 뼈와 살을 갈아 넣었기 때문에, 그만큼 시청자분들이 재밌게 즐기실 수 있는 작품이 됐길 바란다"며 "'지우학'이 공개된 시점쯤 '3인칭 복수'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눈 깜빡할 사이에 너무 큰 관심을 받게 됐다. 늘 꿈꾸던 순간들이 이뤄진 것 같다. 저에겐 러키 러키한 선물 같은 한 해였다. 자만하지 않고 받은 관심에 보답드리도록 하겠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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