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분양가에 청약은 무슨.. 심지어 '0건'
집값 등 추가 하락 우려.. "수요 감소 뚜렷"
평균 청약경쟁률 7.7대 1.. 전년 절반 수준
1대1 청약도 다행.. "경쟁률 지속 하향세"
금리 인상·자금 압박.. "내년 상반기도 어려워"
집값은 떨어지고 분양가는 오르는데, 고금리에 대출 이자 부담까지 맞물려 청약 수요가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은 물론 제주를 비롯해 초기 분양률 100% 호시절은 가고, 청약 '0'건 등 곳곳에서 '미분양 리스크'가 속출하는 상황입니다.
'밀어내기'에 따른 부작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매물 적체 우려 '밀어내기'.. 분양 적체
2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2년 전국에서 공급된 분양 물량이 39만6,216가구(예정물량 포함)로 파악됐습니다.
분기별로 1분기 9만9,382가구, 2분기 7만691가구, 3분기 8만3,238가구, 4분기 14만2,905가구로 공급물량은 지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 분위기 속에 건설사마다 '혹시'하는 생각에 분양을 서둘러 연말 들어 물량들이 몰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서울만 해도 전체 공급물량 2만7,964가구 중 75% 정도인 2만899가구가 4분기 공급되는 등 막바지 물량이 밀리는 것으로 파악됐고, 경기나 경남 등지도 분양 일정이 이어지면서 늦게는 내년 초까지도 이같은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분양을 앞둔 상당수 사업자들이 분양 추이 등을 보고 일정 조율에 나서 상당기간 물량 적체가 계속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합니다.
■ 청약 경쟁률 '바닥'
자연 청약 경쟁률도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이 7.7대 1로 지난해(19.8대 1) 수준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종합부동산포털인 부동산114는 20일 밝혔습니다.
지역별로 세종(49.6대 1)과 부산(37.2대 1), 인천(16.1대 1), 대전(12.3대 1) 순으로 높고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지역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주만 해도 3.5대1로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18개 시군 가운데 14번째로 경쟁률이 낮았습니다. 이어 충남(2.8대1), 전북(1.8대1), 울산(0.9대1), 대구(0.5대1)순으로 일반분양에 나선 384개 단지 중 175곳(45.6%)이 미달됐고 경쟁률이 높았던 아파트도 당첨 후 계약 포기 사례가 잇따르기도 했습니다.
당첨자 평균 가점도 올해 12월 14일까지 기준 전국 민간분양 단지 평균 21점으로, 34점이었던 지난해보다 대폭 하락했습니다.
여기에 중도금 대출 가능 여부도 청약 성적에 영향을 미쳐, 지난 10월까지 서울에서 9억 원 이하 분양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 42.3대 1로, 9억 원 초과 단지(14.9대 1)에 비해 3배 이상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그래서 분양가는? "여전히 높아".. "서울 다음 제주"
2022년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3.3㎡당)는 1,510만 원으로, 전년도 1,311만 원보다 199만 원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이 3,474만 원으로 가장 높고 다음이 제주로 2,240만 원입니다.
그리고 대구(1,879만 원), 울산(1,762만 원), 부산(1,718만 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물가 추이에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자연 공사비가 인상될 수 밖에 없어 분양가 상승 압력이 커졌습니다.
거기에 지난 7월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 등 분양가상한제 제도 개선이 분양가 현실화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조정대상에서 풀려 규제 받지 않는 지방 중심으로 분양가 상승이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공공 분양이 많은 경기(1,536만 원)가 오름폭이 적고, 집값 하락폭이 큰 세종의 경우 분양가는 1,187만 원으로 전년(1,264만 원)보다 상승폭이 오히려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 소형 면적 등 일부 접수.. '0'건에서 미달 속출
급기야 지역에 따라 청약 '0건' 아파트가 속출하고, 앞서 살펴봤듯 저조한 경쟁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내년엔 더 주택·분양 경기가 어려울 것이란 예측에 건설업계마다 분양 시기 조율 등 고민이 분주해졌습니다.
제주 상황을 보면 구체적인 상황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12~13일 제주도 서귀포시 모 타운하우스 공동주택의 경우, 전용 168~242㎡에 대해 36가구를 모집하는데 2순위 신청까지 받은 결과 2개 작은 면적에 2순위로만 각각 1건씩 모두 2건이 접수됐을 뿐, 4개 면적은 아예 접수가 없었습니다.
분양가는 19억8,000만 원에서 29억8,000만 원으로 책정돼 있습니다. 미달될 경우 후순위 청약접수를 받아야 합니다.
또 다른 공동주택도 지난달 청약접수를 받았지만 136가구 중 1·2순위를 포함 16가구 접수로 마무리돼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전용면적은 53~110㎡로, 분양가는 3억8,000만 원에서 8억7,000만 원입니다.
■ 수요자 재정 압박 가중.. '줄도산' 우려도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도 공급 아파트 등 절반 정도가 평균 청약 경쟁률이 일대일 매칭도 쉽지 않은게 현실"이라며 "기준 금리 인상이 이어지는데다 수요자들의 재정 압박이 심해지고, 분양경기도 좋지 않아 청약 경쟁률이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건설업계에선 추가 금리 인상까지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도 경기가 풀리기는 어렵다고 보고, 지속적으로 분양 시기 등 조율을 서두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거래 침체 분위기 속에 청약 미달, 미분양까지 겹쳐 건설업체에선 내년 경영난 심화로 인한 줄도산 리스크를 배제하지 않고 실정입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10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모두 4만7,271가구로 전달(4만1,604가구)보다 13.5%(5,613가구) 증가했습니다.
지난 1월 말까지만 해도 미분양 2만1,727가구였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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