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협약 총회 ‘2030년까지 세계 바다, 육지 30% 보호구역 지정’ 합의···한국은?

강한들·김기범 기자 2022. 12. 2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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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비룽가 국립공원의 마운틴고릴라. 세계자연기금(WWF) 제공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당사국총회(COP15)에 참석한 회원국들이 지난 19일(현지시간) ‘2030년까지 전 지구 육지와 해안, 해양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정해 관리한다’는 ‘30×30’ 목표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생물다양성협약은 기후변화협약(UNFCCC), 사막화방지협약(UNCCD)과 더불어 세계3대 환경협약으로 꼽힌다. 2년마다 열리는 CBD 당사국 총회는 생물다양성 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회의로 2014년 강원 평창에서 제12차 총회가 열렸다.

중국이 의장을 맡고 캐나다가 주최한 이번 총회에서 회원국들이 채택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에는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4가지 큰 목표와 23가지 세부 목표가 담겼다. 쿤밍-몬트리올 GBF는 모든 생태계의 연결성이 유지, 향상 또는 복원돼 2050년까지 자연 생태계의 면적이 많이 증가하고, 모든 멸종위기종의 멸종 위험이 10분의 1로 감소하는 것을 큰 목표로 삼고 있다. 생물의 유전자원을 이용한 금전적·비금전적 이익을 지역사회, 토착민과 공유해 생물다양성이 보존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사용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사국들은 세부목표로 2030년까지 육상, 하천·호소·저수지 등 내수, 해안, 해양의 최소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존될 수 있도록 하는 ‘30×30’ 목표에 합의했다. 생물다양성이 높아,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의 손실을 2030년까지 ‘0’에 가깝게 만들자는 내용도 들어갔다. “황폐해진 육상, 내수, 해안, 해양 생태계의 최소 30%가 효과적으로 복원되도록 한다”도 합의 내용에 포함됐다.

인도에서 포착된 벵갈호랑이 어미와 새끼. 세계자연기금(WWF) 제공

당사국은 어업에 유류세를 지원해 남획을 유도하는 등 생물다양성에 유해한 보조금이 무엇인지 2025년까지 정하고, 이후 유해 보조금을 2030년까지 연간 최소 5000억달러(약 645조7500억원)씩 감축하는 목표를 정했다.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데는 공공 및 민간 자금으로 연간 최소 2000억달러(약 258조3000억원)를 조달하는 목표도 냈다. 이 중 선진국은 2025년까지 매년 최소 200억달러(약 25조8400억원), 2030년까지 매년 최소 300억달러(약 38조7600억원)를 내야 한다.

기존의 ‘아이치 타깃’도 달성하지 못한 국가가 많은 상황에서 남은 8년 동안 더 강화된 목표는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010년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열린 CBD 제10차 총회에서 세계 각국은 20개 항목으로 구성된 ‘아이치 타깃’을 채택했다. 아이치 타깃에는 2020년까지 보호지역 면적 비율을 육상지역은 17%, 연안·해양지역은 10%까지 확대하고 훼손된 생태계를 15% 이상 복원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CBD 사무국에 따르면 보호구역 관련 아이치 타깃을 달성한 나라는 전체 196개 회원국 가운데 49개국에 불과하다.

2010년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열린 CBD 제10차 총회에서 채택된 ‘아이치 타깃’ 가운데 보호구역 지정과 관련된 11번 세부목표의 달성 현황. 육상지역은 17%, 연안·해양지역은 10%까지 확대하는 이 목표를 달성한 나라는 전체 회원국 196개국 가운데 49개국에 불과하다. 자료 :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

한국은 육상보호구역은 약 17.15%로 아이치 타깃을 달성했지만 해양보호구역은 아직 2.46%에 불과하다. 해양보호구역은 물론 육상보호구역 역시 이번에 합의된 30% 목표를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번 총회 결과에 따라 환경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등 관계부처들이 보호구역 지정 목표를 상향하겠지만 실효성이 어느 정도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 정부 수석대표로 COP15에 참가한 김종률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쿤밍-몬트리올 GBF 채택은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기 위한 매우 의미있는 진전”이라며 “프레임워크의 요소들을 반영한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을 내년 중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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