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비상 근무'는 말뿐…휴일 제설 미룬 광주 구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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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안 한 거 아니에요. 이웃 구청도 안 했어요."
지난 주말 폭설이 내린 광주·전남 지자체에 제설 민원이 잇따랐지만, 일선 지자체들이 주말 비상 소집에 주저하면서 제설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직원 비상 소집 대신 일부 비상 근무조만 출근해 광주 관내 주요 도로에만 제설 차량이 돌아다니며 제설제를 뿌리는 것이 제설 작업의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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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는 '관할 타령'…시민들만 휴일부터 월요일까지 불편
(광주=연합뉴스) 차지욱 기자 = "우리만 안 한 거 아니에요. 이웃 구청도 안 했어요."
지난 주말 폭설이 내린 광주·전남 지자체에 제설 민원이 잇따랐지만, 일선 지자체들이 주말 비상 소집에 주저하면서 제설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광주 각 자치구에 따르면 각 자치구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주말 비상 소집을 검토했으나 월요일 아침으로 소집을 미뤘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주말에 눈이 많이 내려 자치구 담당자끼리 공무원 비상 소집 여부 등을 서로 문의했으나 안 하는 기색이었다"며 "결국 비상을 걸지 않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일요일이기도 했고 월요일 아침까지 눈이 쌓이는 점 등 여러 상황을 고려했다"며 "비상을 두차례 거는 데 대한 부담에 눈이 그친 월요일에 눈을 한꺼번에 치울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광주의 각 구청이 서로 '눈치 보기' 끝에 제설작업 시기를 미룬 탓에 시민들은 월요일까지 큰 불편을 겪었다.
전 직원 비상 소집 대신 일부 비상 근무조만 출근해 광주 관내 주요 도로에만 제설 차량이 돌아다니며 제설제를 뿌리는 것이 제설 작업의 대부분이었다.
인력도 동구 9명, 서구 12명, 북구 19명, 광산구 20명, 남구 30명 등에 불과했다.
일부 구청은 폭설이 내린 주말 '적설량에 따라 전 직원 비상 소집 등을 통해 눈 치우기에 나서겠다"고 보도자료까지 뿌리며 제설 노력을 홍보했으나, 17㎝ 넘게 눈이 쌓인 지난 18일 비상 소집을 하지 않았다.
각 주민자치센터 비상 근무조와 자생 단체에서도 제설 작업에 나서 실제 동원 인력은 더 많다고 하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도로 상황은 '막막함' 그 자체였다.
구청 앞 도로조차 일요일 오후까지 눈에 제대로 치워지지 않아 운전사들이 헛바퀴 도는 차를 세워두고 내려 차량을 밀고 나설 수밖에 없었다.
주택가 이면도로는 물론 왕복 10차로가 넘는 주요 간선도로 곳곳에도 눈이 남아있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제설 인력을 제때 투입하지 않은 것과 함께 기존 제설제인 염화칼슘 대신 소금이나 친환경 제설제 사용으로 제설 효과가 떨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광주 시민 박모(54)씨는 "제설 미흡이 제집 앞 눈 치우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라고 하는 행정에 실망했다"며 "딴 구청 눈치보지 말고 더 많은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눈 치우기에 나섰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광주시는 일반 도로의 경우 자치구 소관이라는 해묵은 '관할 타령'을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지난 18일 각 구에 유의해 대처하라고 지시를 내렸고, 시 관할 도로는 철저히 제설작업 했다"며 "일반 도로는 각 자치구 관할 지역으로 시에서 제설 작업을 따로 관리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설제를 뿌리더라도 주말에는 차량이 덜 지나가기 때문에 눈이 녹지 않을 수 있고, 눈이 계속 와서 거리에 새로 쌓였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uk@y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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