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충격이 큽니다” 명지대의 바둑학과 폐지 결정, 새싹들은 어떻게 하나
“이제 고등학교가 세워진지 10년, 중학교가 5년이 됐어요.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충격이 큽니다.”
전화 너머 들려오는 김길곤 한국바둑중고등학교장(57)의 목소리에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세계 유일의 대학 바둑학과인 명지대 바둑학과가 사라질 위기에 한국 바둑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 새싹들이 받을 충격을 생각하면 김 교장의 가슴은 답답해진다.
김 교장은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대학이라고 하면 경제적인 가치를 떠나 기본적으로 인재 육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명지대의 실질적인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해오던 과 중 하나가 바로 바둑학과였다. 이번 결정이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1998년 세계 최초로 예체능대학에 정원 20명의 바둑학과를 개설한 명지대는 1999년 정원을 30명으로 늘렸고 이후 한국 바둑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 명지대 바둑학과 출신으로 대표적인 기사는 현재 기사회장인 한종진 9단을 비롯해 양건 9단, 홍민표 9단, 송혜령 3단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기원 사무국에서 바둑대회를 유치·관리하는 부서인 기전팀은 물론 홍보팀, 경영기획팀, 교육사업팀 및 바둑TV 제작 등 거의 모든 부서에 바둑학과 출신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명지대 바둑학과에는 다른 나라에서 유학을 온 바둑 기대주들이 상당수 있다. 중국 뿐 아니라 브라질, 세르비아, 러시아 등 바둑에 관심이 없을 것 같은 나라들에서도 유학생들이 와 있는데, 이들로 인해 홍보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명지대는 지난주 명지전문대와 통합추진 과정에서 최근 바둑 인구가 줄어들며 바둑이 사양산업이고 젊은 층의 참여 비중이 10% 미만이라는 이유 등으로 바둑학과 폐지를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기원을 필두로 한국프로기사협회, 대한바둑협회, 한국여성바둑연맹 등 한국 바둑계는 물론 중국 등 해외에서도 우려 의견을 명지대 측에 전달했다.
김 교장이 몸담고 있는 한국바둑중고등학교에서도 매년 다수 학생들이 명지대 바둑학과에 입학한다. 그런 점에서 명지대의 폐과 결정이 학생들에게 던질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김 교장은 “아이들이 상당히 동요하고 있다. 이 안이 거론된 것만으로도 내년에 바둑의 길을 선택한 아이들을 머뭇거리게 만들거라고 생각한다”며 “바둑이 공교육의 틀에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았다. 아이들한테 그동안 꾸준히 강조해왔던 점은 바둑 기술 하나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기에 바둑 기술을 배우면서 다른 능력을 결합시키는 것이었다. 아직 진로가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얘기가 나왔으니 엄청난 충격”이라고 설명했다.
바둑이 사양산업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장은 “바둑은 기존 동양적인 부분에서 이제는 스포츠로 정착되어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바둑을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할 마인드 스포츠 종목으로 선정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바둑이 갖는 가치를 인정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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