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코스피, 4거래일 연속 하락 … 2330선 턱걸이
원·달러 환율 나흘 만에 1200원대
韓日 중앙은행 행보도 악영향
20일 코스피지수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330선에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2% 가까이 떨어졌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중앙은행의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일제히 하락하며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한국은행이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BOJ) 역시 사실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88포인트(0.80%) 내린 2333.29에 거래를 마쳤다. 2343.49에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 중 2324.66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초반부터 줄곧 매도에 나섰다. 장 막판 매도세를 조금 줄였지만 1033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 투자자는 오후 들어 매도세로 돌아서 26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는 1051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대체로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1% 넘게 올랐고, 기아는 보합을 기록했다. 국민주인 삼성전자는 1.5% 넘게 하락했고, SK하이닉스도 1% 가까이 떨어졌다. 네이버(NAVER)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현대차도 1% 넘게 내렸다. 이밖에 LG화학과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09포인트(1.96%) 내린 703.13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홀로 926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30억원, 271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도 부진했다. 에코프로가 유일하게 상승했지만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 같은 게임주가 가장 낙폭이 컸다.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2차전지 관련주도 하락했다. 이밖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HLB, 리노공업, 천보도 주가가 떨어졌다.
한국과 일본의 중앙은행이 낸 메시지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2022년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내년에도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 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물가 상승세가 중장기 목표치로 수렴한다는 보다 확실한 근거가 있을 때 인하 논의를 하는 것이지, 지금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대부분 금통위원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BOJ는 이틀 간의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마치고 단기금리를 시장의 예상대로 -0.1%로 동결했다. 그러나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되, 변동 폭을 기존 ‘± 0.25% 정도’에서 ‘± 0.5% 정도’로 확대해 이날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BOJ의 국채수익률 곡선통제(YCC) 목표 조정은 이전부터 예상됐던 이슈지만 그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빨라 단기 충격이 커졌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취해온 BOJ마저 긴축으로 선회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더 후퇴했다”고 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발표와 BOJ가 정책 변경을 시사하자 국채금리도 급등하면서 지수 낙폭이 커졌다”며 “다만 BOJ가 국채 매입 규모도 늘리기로 했기 때문에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3원 내린 1289.6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부터 3거래일째 1300원을 웃돌다 나흘 만에 1300원 아래로 내려갔다.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62.92포인트(0.49%) 떨어진 3만2757.5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4.70포인트(0.90%) 떨어진 3817.6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9.38포인트(1.49%) 하락한 1만543.03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이른바 ‘산타랠리’는 감감무소식이다. 내년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계속되며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내내 3대 지수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특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3~4%가량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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