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국어에 낮아진 대학문턱 … 불수학으로 훌쩍 넘어볼까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2022. 12. 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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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정시모집 전략은
서울대 의예 합격선 414~417점
지난해 430점보다 대폭 낮아져
쉬워진 국어에 수학이 당락 갈라
수학가중치 높은 중앙대 경영 등
이과의 문과 교차지원 많을듯
중상위권에서는 영어등급 중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발표 결과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작년 대비 대폭 하락하면서 정시 합격 예상선도 낮아질 전망이다. 올해 수능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으로 작년 149점 대비 무려 15점 하락했다.

입시 업체 전망을 종합하면 올해 대입에서 최상위권 학생이 선호하는 서울대 의예과 합격선은 지난해 합격선인 430점 대비 13~16점가량 낮은 414~417점(국어·수학·탐구영역 표준점수 기준)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연세대 의예과는 413~417점, 고려대 의과대학은 407~415점에서 합격선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균관대 의예과는 410~415점, 한양대 의예과는 406~412점, 이화여대 의과대학은 403~410점이 합격선으로 추정됐다.

서울대 경영대학 예상 합격선은 396~403점으로 역시 작년 합격선(413점) 대비 10점 이상 낮게 나타났다. 그 외 연세대 경영대학은 389~395점, 고려대 경영대학은 390~395점에서 합격·불합격이 결정될 전망이다. 올해 대입에서는 수능 국어 난도 하락에 따라 수학 성적이 합격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23학년도 수능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5점으로 국어(134점)보다 11점 높게 나타났다. 이에 수학 과목에서 강점을 보인 수험생이 대입에서 크게 유리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인문계 모집단위는 수학 반영 비율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통합수능 실시로 수학 반영 비율이 높은 인문계 모집단위는 자연계 수험생이 교차 지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의 경우 국·수·탐 중 상대적으로 수학 가중치가 높은 대학은 이과의 문과 교차지원을 의식해야 한다"며 "중앙대 경영 45%, 서강대 43.3%, 서울대 40%, 고려대 35.7% 등이 상대적으로 수학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영어영역은 등급 환산 점수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하기 때문에 대학별 반영 방법을 상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 수능에서는 영어 2~3등급 내 학생 비율이 줄어들면서 중상위권 대학에서 영어등급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 영어영역의 1등급 비율은 7.83%로 작년(6.25%)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2등급 이내 학생 비율은 26.5%로 작년(27.89%) 대비 소폭 감소했고 3등급 이내 학생 비중은 48.25%로 작년(53.05%)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22학년도 정시 다군에서 광운대 건축공학과와 단국대 건축학부 건축공학전공은 합격자의 국·수·탐 백분위 점수가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영어 등급은 광운대는 3등급, 단국대는 2등급으로 차이가 났다"며 "영어영역 반영 비율은 20%로 동일했지만 1등급과 2등급, 2등급과 3등급 사이 환산점수 기준으로 광운대는 3점, 5점 차이를 둔 반면 단국대는 6점, 10점으로 큰 격차를 둬 영어영역에 좀 더 변별력을 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사회탐구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탐구 성적도 대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난해는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인 과목이 한국지리, 세계지리 등 6과목에 달했으나 올해는 동아시아사 한 과목에 그쳤다"며 "올해는 동아시아사를 제외하고 만점과 1등급 컷의 차이가 최소 2점에서 최대 7점까지 벌어져 지난해에 비해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과학탐구는 매해 다소 어렵게 출제돼 올해도 지구과학Ⅱ를 제외한 7과목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70점을 넘어 역시 변별력을 갖춘 시험이었다"며 "지구과학Ⅱ는 최고점과 1등급 컷의 차이가 1점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과목은 최소 3점에서 최대 8점 차이가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사탐 난도 상승으로 사탐과 과탐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도 다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자연계열 학생들의 교차지원에도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미적분·기하+과탐' 응시자, 즉 자연계열 학생의 교차지원이 두드러졌던 것은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것이 크게 유리했다기보다는 사탐보다 과탐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확연히 높았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는 작년과 달리 사탐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일정한 변별력을 갖고 자연계열 학생의 교차지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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