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고기인데 콩이네? MZ세대도 푹 빠졌다
인류의 역사엔 늘 '고기'가 있었다. 인류는 수렵과 채집으로 고기를 먹으며 생존했고, 문명이 발달하면서 가축을 사육해 식사를 해결했다. 그런데 이제는 고기가 인류의 '적'으로 여겨진다. 환경 파괴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고기를 대체할 수단이 필요해진 가운데, '식물성 대체육'이 주목받고 있다.
◆ 고기 더 필요한데 생산은 한계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 전 세계 인구가 약 98억명으로 증가해 지금보다 두 배 많은 고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금의 고기 생산 방식으로는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환경이 계속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축산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약 71억t이다. 1년간 발생하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를 차지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축산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까지 감축하기로 했다. 악취와 수질 오염을 일으키는 가축 분뇨도 문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의하면 최근 축산물 소비 증가에 따라 가축 분뇨가 2017년 4846만t에서 2020년 5194만t으로 늘었다. 같은 시기에 온실가스 배출량은 910만t에서 990만t으로 증가했다.
◆ 2030 대체육 좋아요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으로 대체육 선호도도 늘었다. 특히 가치소비에 관심이 많은 2030세대가 대체육에 호의적이다. 신세계푸드가 최근 전국 2030세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6%가 대체육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78.2%가 대체육을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경험해 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대체육을 소비해야 하는 이유로 '환경 보존'(71.4%)을 가장 많이 꼽았다. 동물 복지(53%), 건강한 식습관(43.5%), 식량난 대비(36.5%), 세계적 트렌드(6.8%)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 판 커지는 식물성 대체육 시장
대체육은 크게 △곤충 단백질 △동물 세포를 증식해 만든 배양육 △밀가루 글루텐, 콩 단백질 등을 활용해 만든 식물성 대체육으로 분류된다. 이 중 전 세계 식품 기업들이 가장 활발하게 투자하고 개발하는 분야가 식물성 대체육이다. 평소 섭취하는 식물성 원료로 만들기 때문에 소비자 거부감이 적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0년 209억원 규모였으며 2016년(약 169억원) 대비 23.7% 증가했다. 원료 중에서는 '콩류'가 62%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전 세계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약 14조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는 해외 시장에 비해 국내 시장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소비자 저변 확대와 기업 투자가 맞물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식물성 대체육으로 수출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본래 한식은 육류가 재료로 많이 쓰여 전염병 문제 등으로 수출이 어렵다. 하지만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메뉴로 보다 자유롭게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비건 인증을 받은 식물성 만두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를 독일, 영국 등 유럽과 인도, 아프리카까지 3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 신세계푸드·CJ제일제당 등 각축전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건 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 풀무원 등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7월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론칭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베러미트에서 돼지고기 대체육 햄인 콜드컷을 내놨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국내 최초의 식물성 정육 델리 '더베러(The Better)'를 열어 식물성 미트볼, 다짐육, 샌드위치, 음료 등 메뉴 30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데블스도어, 베키아에누보 등 외식 매장에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메뉴를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만들고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등 대체육 제품 라인을 선보였다. 2025년까지 식물성 식품 사업을 매출 2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연 1000t 규모의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도 하고 해외 식물성 식품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오뚜기는 식물성 식품 브랜드 '헬로베지'를 내놨다.
◆ 남은 과제는 맛·가격 개선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고기의 맛과 식감을 완전히 구현하기 어렵고, 고기보다 가격도 비싸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맛과 경제성을 개선해야 기존 고기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대안육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요 식품 기업과 푸드테크 기업들은 건전한 경쟁으로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고 시장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각 기업체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 지원도 뒷받침된다면 국내 식물성 대체육은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람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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