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밥 사주세요"…밥동냥으로 변질된 '무지출 챌린지'

2022. 12. 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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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그들이 요즘 유행하는 '무지출 챌린지'를 하고 있어 최대한 지출을 줄이느라 주변 선배들에게 밥과 커피를 자주 얻어먹고 다닌 것.

글을 쓴 이는 "요즘 무지출 챌린지를 한다며 돈을 못 쓴다고 커피를 사달라고 하는데, 요즘 얘들은 무슨 개념으로 회사를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앞으로도 물가 인상이 계속되면 무지출 챌린지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는 응답(20대 66%, 30대 58.8%, 40대 64.4%, 50대 67.2%)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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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1. 직장인 신모(36)씨는 최근들어 몇몇 후배 직원들로부터 밥과 커피를 사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알고 보니 그들이 요즘 유행하는 '무지출 챌린지'를 하고 있어 최대한 지출을 줄이느라 주변 선배들에게 밥과 커피를 자주 얻어먹고 다닌 것. 신씨는 "후배들에게 커피 정도야 얼마든지 사줄 수 있지만, 그 목적이 조금 얄밉기는 하다"며 "서로 조금만 배려하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2. 직장인 김모(32·여)씨는 최근 동호회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때문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다른 동호회 사람과 셋이 밥을 먹으러 갔는데, 몇번 만나지 않은 그 취업준비생이 "직장인들은 돈 많이 버니까 괜찮지 않냐"며 마음대로 비싼 메뉴를 주문한 것이다. 평소 소심한 성격의 불쾌한 심경을 마음속으로 삼키기만 했다. 이날 나온 밥값만 10만원이 넘었다. 김씨는 "그리 친하지도 않은데,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행동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했다.

지속된 경제난·취업난 속에서 사회 초년생들 사이에서 소비를 대폭 줄이는'무지출 챌린지'가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무지출 챌린지를 하는 이들 중 일부가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며,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가고 있다.

20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무지출 챌린지를 하는 후배 때문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장인의 글이 게시됐 화제를 모았다. 글을 쓴 이는 "요즘 무지출 챌린지를 한다며 돈을 못 쓴다고 커피를 사달라고 하는데, 요즘 얘들은 무슨 개념으로 회사를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원래 무지출 챌린지는 단순히 돈을 쓰지 않는 캠페인은 아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하거나,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등 알뜰한 생활을 지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한카드가 올해 1~9월 소셜데이터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무지출챌린지’ 키워드는 전년 동기에 비해 864%나 증가했다.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54.2%가 ‘무지출 챌린지’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돈을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절반을 넘겼다는 뜻이다. 실제로 응답자들은 무지출 챌린지를 긍정하는 이유 1위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어서(65.6%)’를 꼽았다.

전체 응답자 76.6%는 무지출 챌린지까지는 아니지만 절약하려는 사람이 많아진 느낌이라고 답했다. 앞으로도 물가 인상이 계속되면 무지출 챌린지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는 응답(20대 66%, 30대 58.8%, 40대 64.4%, 50대 67.2%)이 많았다. 소비 전반에서 지출을 줄이려는 태도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무지출 소비는 내년에도 계속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은 '라이프 트렌드 2023'을 통해 "욜로를 대신해 우리의 취향과 선택을 과시할 수단으로 비소비와 무지출이 대두되고 있다"며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차별성을 과시하고 싶은 욕망이 소비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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