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감염자 폭증에 지역마다 중환자실·의료인력 확보 비상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지역마다 중환자 치료 병상과 의료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감염 확산으로 중증 환자가 늘어날 경우 병상 확보도 문제지만 중환자 치료를 전담할 수 있는 의료인력 부족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각 도시와 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는 상황에 대비해 중환자 집중치료실(ICU)과 의료 자원 확충에 나서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중국 내 상당수 지역에서 다음달쯤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각 지역과 의료기관들이 중증 환자 급증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는 다음달 초 코로나19 감염 정점을 예상하며 현재 455개인 ICU 병상 수를 1385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또 충칭(重慶)시의 한 인민병원은 최근 중환자 치료를 위한 장비 구입에 1875만위안(약 35억원)의 예산을 배정했고, 산둥(山東)성의 또 다른 인민병원도 인공호흡기 등을 구입하기 위해 500만위안(약 9억3000만원)의 예산 집행 계획을 세우는 등 각급 병원이 의료 장비 확충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ICU 부족은 중국이 이달 초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할 때부터 가장 우려스러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의 ICU 병상 수는 인구 10만명 당 3.6개로 독일(28.2개)이나 미국(21.6개), 일본(13.8) 등 주요 선진국에 크게 뒤진다. 다만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정부 최신 자료를 인용해 현재 중국의 ICU 병상 수가 모두 13만8100개로 인구 10만명 당 10개 수준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방역전문가인 장웨신은 “중국 보건당국은 최근 3년간 의료자원 강화와 ICU 건설에 적극 노력해 왔고 아직까지는 병원들이 코로나19 쇼크를 견뎌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당국이 코로나19 대응 최적화를 선택한 이후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 의료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ICU 병상 수 못지 않게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의료 인력의 확보도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한다. 장웨신은 “현재 문제는 ICU의 간호 인력 부족”이라며 “많은 병원들이 다른 의료기관에서 직원들을 빌려오고 있으며 일부 병원은 긴급하게 ICU 의료진과 간호사들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정저우(鄭州)대 제2부속병원의 ICU 관계자는 “도시의 인민병원들은 간호 자원이 비교적 풍부하지만 다른 병원들은 의사와 간호사를 모집하고 훈련시킬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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