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국민 부아 돋우는 정치권의 공감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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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당시 고양시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의 구급차(닥터카)에 탑승한 것으로 드러난 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20일 참사 국정조사특위 위원직을 내려놨다.
명지병원은 심야 시간 이태원과 차량으로 20여분 거리에 있는데, 닥터카가 마포구에 거주하는 신 의원을 태워 가느라 현장에 30분가량 늦게 도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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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고양시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의 구급차(닥터카)에 탑승한 것으로 드러난 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20일 참사 국정조사특위 위원직을 내려놨다. 신 의원은 "저의 합류로 재난대응에 불편함이 있었다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명지병원은 심야 시간 이태원과 차량으로 20여분 거리에 있는데, 닥터카가 마포구에 거주하는 신 의원을 태워 가느라 현장에 30분가량 늦게 도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 의원을 태운 닥터카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긴급 환자 이송이 마무리된 뒤라서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고 직후 SNS에서는 신 의원이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신 의원은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되기 전까지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의사로 근무했다. 신 의원은 닥터카 탑승 이유에 대해 자신이 몸담았던 병원 구급팀과 함께 이동하는 게 사고 수습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피해자 구조에 촌각을 다투던 상황에서 닥터카를 집으로 오게 한 것은 공사를 구별하지 못한 처신이다. 더구나 신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구급팀이 한때 직장 동료였더라도 현장 이동과 구조 활동에 심적 부담을 느끼지 않았겠는가. 국회 보건복지위원이 의료계 '슈퍼갑'으로 군림하는 현실은 의약분야 사정에 밝은 신 의원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여권에서도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언행이 잇따랐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김상훈 의원은 전날 비대위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를 향해 "시위·집회·파업에 특화된 단체만 즐비해 이태원 참사가 자칫 참사 영업상의 새로운 무대가 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참사가 생업이라 진상이 밝혀지면 무대가 사라져서 끊임없이 조사를 요구한다"라고도 했다. 김 의원의 말이 설령 사실일지라도 지도부 회의 석상에서 '참사 영업'이라는 극단적 조어를 동원해 비난의 목청을 높인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예고 없이 방문했다가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유족의 반발에 맞닥뜨리자 "수고하세요"라고 말하고 바로 자리를 떴다. 한 총리는 또 돌아서는 자신에게 악수를 건네는 한 시민에게 "분향 좀 하려고 했더니 못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의 책임에서 정치권도 벗어날 수 없다. 여야가 자신들의 부족함을 자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기는커녕 국민의 부아를 돋우는 일을 반복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 유족들의 상처를 보듬고 국민 정서를 의식하는 정치인들의 사려 깊은 언행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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