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현의 창(窓)과 창(槍)]월드컵 후폭풍,훼손된 정보와의 전쟁
자라 보고 놀란 가슴,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할까. 체육계에 동일한 방식의 비난과 공격이 가해진 적은 한두 번이 아니다. 물론 건전한 비판은 체육의 개혁과 진보를 이끌었음은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체육계에는 보도라는 공공성 속에 권력과 이권이라는 야비한 가시가 도사리고 있었던 경우가 심심찮았다. 나쁜 건 빠르게 배운다고 한국 사회를 구렁텅이로 밀어넣은 야비하고 천박한 포퓰리스트 정치문화가 체육계에 고스란히 이식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특정한 시점에, 연민과 동정을 불러 일으키는 대상을 찾아낸 뒤 이들의 대척점에 선 사람이나 조직을 적(敵)으로 규정하는 게 ‘갈라치기’로 대변되는 포퓰리스트들의 기본 전략이다. 그리고 난 뒤 동원된 대중의 감정을 선전(宣傳)하고 선동(煽動)해 불만과 비난을 적의(敵意)로 치환하면 모든 게 끝난다. 이성을 잃은 대중은 연민의 서사구조에 푹 빠져 특정집단을 악마화하고 비난하는 데 적극 동원돼 적개심을 폭풍처럼 쏟아낸다. 이게 바로 팩트가 아닌 조작에 기반한 ‘허구적 관념의 실체화’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 이해관계가 있는 특정인이나 조직의 개입은 필연적이며 그 결과는 끔찍하다. 진실과 정의는 사라지고 정보를 조작한 세력의 의도대로 여론이 움직이는 말도 안되는 세상이 열린다. 이게 바로 한국 사회의 생생한 민낯이며 과잉 정념(情念)의 정치문화가 빚은 치명적인 부작용에 다름 아니다. 체육은 문턱이 낮다.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누구나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그런 콘텐츠가 바로 체육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는 입체적 취재를 통해 더욱 조심스럽게 생산해야 하며 수용자 역시 편견과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고 요모조모 따져보면서 정보에 접근해야 한다.
아직 체육의 위상과 가치는 우리 사회에선 변방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체육 정보는 훼손되고 왜곡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정책 결정자들이 그리 중요하지 않게 여긴 탓인지 오히려 훼손된 정보의 힘이 더욱 세지는 기현상도 생긴다. 체육분야에서 유독 상식 밖의 정책이 많이 나오는 경우도 바로 그 때문이다. 왜곡되고 훼손된 정보가 정책과정에서 진짜 정보로 둔갑해 사달을 낸 대표적인 경우가 대한빙상경기연맹 사태다. 정부는 훼손된 정보를 믿고 삼성을 회장사에서 쫓아내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질렀다. 특정세력이 올림픽과 같은 메가 이벤트를 이용해 여론을 선동했고,여기에 저질 정치가 개입하면서 연맹을 뒤흔든 결과다. 팩트에 기반하지 않는 연민의 서사구조로 대중을 혼란에 빠뜨린 뒤 특정인과 조직을 악마화해 진실과 정의를 뒤바꿔버린 사건은 한국 체육사에 돌이킬 수 없는 악몽으로 남아 있다.
팩트에 기반하지 않은 혐오, 분노 그리고 응징의 정치 문화가 여과되지 않은 채 체육계에 이식되면 결과는 뻔하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하게 돼 있다. 이미 대중도 한국사회를 병들게 한 천박한 포퓰리스트 정치문화에 단단히 중독돼 있는 것 같다. 연민을 적대감으로 치환하는 데 익숙해진 대중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 지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진 채 적으로 규정되기만 하면 미친 듯 분노의 화살을 쏘아댈 뿐이다. 축구협회에 대한 심상치 않는 여론몰이 정황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축구협회는 1년 예산이 무려 1500억원에 이르는 거대한 조직이다. 이곳이 불순한 세력의 손 안에 들어간다면? 생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해진다. 옛다 하고 고양이에게 던져주는 생선치곤 덩치가 커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
<jhko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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