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영국...高물가 에너지 위기에 영세업체 ‘줄폐업’

유럽 경제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등 여파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특히 큰 타격을 입으면서 중소 영세 기업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가득한 영국 런던 도심의 옥스퍼드 스트리트를 2층 버스 한 대가 지나고 있다.

영국은 올 가을 정치적 위기로 혼란이 가중됐다. 감세 정책 논란으로 금융 시장이 큰 혼란을 겪었고 영국은 불과 두 달 동안 총리를 두 번이나 교체해야 했다. 최근에는 업계 전반에서 노조들이 생활고를 호소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사상 최고 수준의 에너지 요금 등 두자릿수로 치솟은 물가에 실질 임금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영국 경제가 내년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주요 20개국(G20)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WSJ는 “독일과 프랑스 등 다른 경제대국은 침체를 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국은 경기 침체 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영국이 경제 불안에 신음하며 음식점, 술집, 구멍가게 등 영세업체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고, 연말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데이터 제공업체 칸타르는 영국 소비자들이 올해 크리스마스에 지난해보다 25% 덜 소비할 것으로 봤다.

영국 리즈에서 보석상을 운영하는 샬럿 에반스는 WSJ에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인기 있던 보석류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경제 위기로 사람들이 보석을 살 생각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 몇달 동안 재료비가 2배 상승했다는 것.

브래드포드에 있는 카펫 제조기업 멜로즈 인테리어는 올해 매출이 30% 급감했다고 밝혔고, 리즈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는 켈리는 전기 요금이 3배 급등했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