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전기차를 탄 듯”…XM3 하이브리드 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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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자동차의 XM3 하이브리드 출시 보도자료에는 포뮬러원(F1)이라는 단어가 7번 나온다.
F1은 2014년부터 하이브리드 엔진을 쓰고 있는데, F1 차량은 최대 시속 320㎞와 80㎞를 오가며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한다.
르노코리아는 "XM3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르노그룹 F1 머신에서 운영 중인 기술 노하우를 접목해 높은 에너지 효율과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균형 있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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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구간에선 전기차 탄 듯한 주행감
26㎞ 달렸는데 주행가능거리 4㎞만 줄어
주행·승차감 만족, 좁은 뒷자리 아쉬워
르노코리아자동차의 XM3 하이브리드 출시 보도자료에는 포뮬러원(F1)이라는 단어가 7번 나온다. 르노그룹 F1팀 기술이 이 차량에 적용됐다는 걸 그만큼 강조하고 싶었다는 의미다. F1은 세계 최대 모터스포츠 경기로, 경주용 차량 속력이 모터스포츠 가운데 가장 빠르다. 르노는 F1에 엔진을 공급하는 4개 업체 가운데 하나다.
F1은 2014년부터 하이브리드 엔진을 쓰고 있는데, F1 차량은 최대 시속 320㎞와 80㎞를 오가며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한다. 고도의 엔진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주행이다. 르노코리아는 “XM3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르노그룹 F1 머신에서 운영 중인 기술 노하우를 접목해 높은 에너지 효율과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균형 있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XM3 하이브리드를 직접 시승해봤다. 서울 마포구 공덕역 근처에서 출발해 서울종로구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을 찍고 돌아오는 약 26㎞ 구간이었다. 도심 구간을 달릴 때는 마치 전기차를 탄 듯한 착각이 들었다. 제동이 잦은 도심 주행이다 보니 회생 제동을 통한 배터리 충전량이 많아, 엔진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르노코리아 쪽의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을 탑재했다”는 말이 이해가 갔다.
하이브리드 차는 두개 이상의 동력원을 이용해 주행하는 차를 말한다. 보통은 휘발유 등 화석연료와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함께 또는 번갈아 사용한다. 저품질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타보면, 주행 중 두 동력원 사이를 오갈 때 차량이 덜컹거리거나 충격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 차량은 주행모드가 바뀔 때도 전혀 이질감이 전해지지 않았다.
이런 자신감은 차량 계기판에 녹아있다. ‘엔진-배터리-바퀴’ 그림으로 이어진 삼각형이다. 예를 들어, 배터리 주행 땐 화살표가 배터리에서 바퀴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현재 상태를 표시한다. 삼각형을 잇는 화살표가 수시로 바뀌면서 차량의 현재 상태를 알려줘, 엔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운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연비는 어떨까.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차량을 찾는 이유는 높은 연비 때문이다. 이 차량의 공인 연비는 복합 17.4㎞/ℓ(도심 17.5㎞/ℓ)다. 이날 주행을 마친 뒤 기록된 누적 연비는 16.5㎞/ℓ였다. 주행 중에는 16.8㎞/ℓ까지 올라갔다. 배터리 용량은 1.2㎾h로 작은 편이지만, 회생 제동 등으로 금방 충전이 됐다. 특히, 출발할 때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가능 거리가 도착했을 때와 유사했다. 출발 시에 774㎞였는데 740㎞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780㎞로 올라가더니, 시승을 마쳤을 땐 770㎞였다. 연료량 표시 눈금도 거의 줄지 않았다.
로노코리아 관계자는 “계기판에 표시되는 주행가능거리는 남은 연료량 뿐만 아니라 평균 연비를 바탕으로 계산한다. 운전자의 운전 상태에 따라 주행 가능한 거리를 역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향·제동 등 주행감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높은 방지턱도 부드럽게 넘어갈 정도로 승차감도 준수했다. 다만, 뒷자리가 다소 협소해 아쉬웠다.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과 앞좌석 의자 사이의 공간과, 천장과 머리 사이 공간이 각각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에 불과했다.
지난 10월 출시된 XM3는 사전 계약 5000대를 기록했고, 11월 말 현재 1004대가 출고됐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풀옵션 차량으로, 가격은 개별소비세 및 친환경 차 세제 혜택을 받았을 때를 기준으로 3627만원(일렉트릭 오렌지 색상)이다.
글·사진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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