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전기차 보조금서, 광물·부품 요건 내년 1월서 3월로 연기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2. 12. 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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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배터리 조건 시행유예로
북미산 42종 내년 1~2월 계속 판매
판매량 제한없는 테슬라 공격마케팅
미, 북미산 조립조건 개정언급없어
현대차만 미 시장점유율 추락할듯

미국 재무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올해 8월17일부터 북미 생산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보조금 혜택을 지급하는데 이어 추가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과 부품의 ‘미국산’ 일정비율 충족요건 시행시기를 내년 1월에서 3월부터 연기한다.

미국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배터리 핵심광물 및 부품 조건 추진 방향에 대한 정보를 올해 말까지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터리 광물과 부품 지침을 담은 규칙안을 내년 3월에 공지할 계획”이라며 “이후에 배터리 세액공제 지급조건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재무부가 공지하는 내년 3월까지 배터리 광물과 부품의 미국산 비율조건을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이다.

IRA은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우선 지난 8월부터 북미에서 최종 조립규정을 따르도록 했다. 또 IRA는 내년부터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핵심광물의 40%(2027년 80% 이상으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보조금 3750달러를,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2029년 100%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이상 사용해야 나머지 3750달러를 각각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규칙 가이드라인을 연말까지 내놓는다고 밝혔지만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과 부품의 ‘미국산’ 충족요건 시행시기를 내년 3월로 연기한 배경에는 기술적인 요인때문으로 해석된다. 재무부는 전기차 제조업체별로 내년 1~2월 중에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과 부품의 미국산 가치산정 비율을 보고하도록 하고 이를 토대로 내년 3월에 보조금 지급대상모델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는 한국산 전기차를 차별하는 ‘북미 최종 조립’ 조건과 관련한 세부 규정을 언제 발표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 만큼 완공시점까지 북미산 최종 조건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IRA 자체를 의회에서 개정해야하는 사안이라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에 재무부는 이날 소비자와 제조사를 위한 친환경차 관련 추가 지침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까다로운 배터리 미국산 배터리 요건 시행시기가 내년 1월에서 3월로 늦춰지면서 그 사이에 미국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마케팅 경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한 두가지 요건 가운데 첫번째 단계인 ‘북미에서 최종 조립’ 조건을 충족한 전기차는 총 42개 모델이다. 2022년식인 독일 아우디 Q5, BMW 330e와 X5 PHEV, 포드 F-150, 리비안 리프, 볼보 S60 recharge를 포함해 2023년식인 포드 E-transit, 지프 랭글러 4xe, 닛산 리프 등이다. 특히 이러한 42개 모델 중에서 테슬라 모델 3·S·X·Y를 비롯해 쉐보레 볼트, 캐딜락 리릭 등 14개 인기 모델은 올해 제조사 판매상한선(2009년 이후 총 20만대)에 막혀서 보조금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내년부터 판매제한이 풀리는 데다 전기차 배터리 광물과 부품의 미국산 충족시점이 내년 3월로 연기된 덕분에, 테슬라와 GM 등은 14개 모델별로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신규로 받아서 1~2월 사이에 공격적으로 판매촉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핵심광물·부품 지침안이 내년 3월 이후에 발표되는 것과 관련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이미 연내 시행령이 마련된 후 내년부터 곧바로 적용될 것으로 보고 IRA에 대응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기업들은 IRA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최근까지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광물 확보에 나섰다”며 “대부분 큰 틀에서의 준비는 마무리된 상태이다보니 기업 입장에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해온 것처럼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IRA에 적극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배터리 광물·부품 요건에 대한 가이드라인 발표가 늦어진셈”이라며 “그만큼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는 이번 요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보다 명확하게 내달라는 요구를 미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워싱턴/강계만 특파원 서울 이윤재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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