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던 스타킹 받고 담배 심부름…흡연 청소년에 줄 선 한심한 어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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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값 2000원에 담배 댈구해줄 사람 구함."
흡연 청소년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담배를 구하는 방법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10월 호에 게재된 논문 '흡연 청소년은 담배 판매 금지를 어떻게 뚫는가: 담배 구매와 획득 방법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흡연 청소년이 성인이나 학교 선배 등을 통한 대리 구매 방식으로 담배를 살 경우 '뚫값'은 담배가격의 약 1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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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값 2000원에 담배 댈구해줄 사람 구함."
흡연 청소년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담배를 구하는 방법이다. 학생들은 '앵바리'에게 '뚫값'을 주고 '댈구'를 한다. 이 외계어같은 단어들은 흡연 청소년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는 은어다. '앵바리'는 담배를 대신 사주는 사람을, '뚫값'과 '댈구'는 각각 가게를 뚫어 주는 대가와 대리 구매를 뜻하는 말이다. 담배 대신 구매해주는 대가로 2000원 더 줄 테니 담배 사다 줄 사람을 찾는다는 의미다.
SNS를 통한 담배 '대리 구매'가 성행하고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위·변조 신분증이 20만원에 거래되고, 해시태그와 채팅을 통해 담배를 대신 사주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줄을 서는 상황이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 공정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 7월부터 12월 초까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술 담배 대리구매자 피의자 5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 대리구매 피의자 5명 중 4명은 미성년자였으며 이들과 거래한 청소년은 1081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 같은 청소년 유해약물을 판매·제공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10월 호에 게재된 논문 '흡연 청소년은 담배 판매 금지를 어떻게 뚫는가: 담배 구매와 획득 방법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흡연 청소년이 성인이나 학교 선배 등을 통한 대리 구매 방식으로 담배를 살 경우 '뚫값'은 담배가격의 약 10% 수준이다.
청소년이 어릴수록, 담배 구매 시 신분증 검사가 철저하게 이뤄질수록 뚫값은 더 올라갈 수 있다. 고등학생보다 중학생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여학생은 담배를 쉽게 구하기 위해 성인과 불법 만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에 참여한 한 여학생은 "여자애들 스타킹 팔기도 하고 인스타에 사진 올리면 남자들 DM(1:1 대화 요청)이 많이 온다. '영상 통화해주면 얼마 준다' '만나주면 얼마 준다' 이런 식으로 말한다"고 했다. 대리 구매를 미끼로 한 여성 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도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담배 구매와 획득을 억제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으로 신분증 감별기 의무설치와 담배 총량제 및 온라인을 통한 담배 판매·유통·광고 금지를 제안했다.
오영삼 부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시행하는 청소년 흡연 예방과 억제 정책 대부분이 직접 구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청소년의 담배 구매를 막기 위해 신분증 감별기를 담배판매점마다 의무 설치하고, 하루에 한 사람이 구매할 수 있는 담배 개수를 제한하는 담배 총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담배 광고도 청소년유해매체물이기에 온라인을 통한 제공되는 모든 담배 광고를 막을 필요성이 있다"며 "온라인을 통한 담배판매·유통·광고를 금지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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