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소재"…'교섭' 황정민x현빈x강기영, 위기 처한 국민 구할 최악 피랍사건(종합)[Oh!쎈 현장]
[OSEN=김보라 기자]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국민을 구하는 소명과 책임감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교섭’이 오는 1월 극장을 찾는다.
20일 오후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 성수에서 새 영화 ‘교섭’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된 가운데 이날 황정민, 현빈, 강기영 등 출연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임순례 감독이 참석했다.
‘교섭’(감독 임순례,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영화사 수박·원테이크 필름)은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다. 임 감독이 전작 ‘리틀 포레스트’(2018) 이후 5년 만에 연출작을 내놓게 됐다.
임순례 감독은 이날 “외국에 인질로 잡혀있는 23명의 우리나라 국민을 악조건 속에서도 꼭 구하고 말겠다는 고위공무원과 국정원 요원이 합심해서 인질의 생명을 구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임 감독은 “8년 전 민감한 소재의 영화 ‘제보자’를 했었는데 같은 제작자가 또 저한테 ‘같이 하자’고 하시더라.(웃음) ‘제보자’ 때도 처음엔 거절했었다. 민감한 소재의 황우석 박사를 어떻게 다루나 싶었던 거다. 또한 ‘리틀 포레스트’도 1년간 찍는 게 힘들었다”며 “그런 작업 과정을 거치며 제 나름대로 풀어갈 방법이 생각나서 ‘교섭’의 연출을 맡게 됐다. 이번 영화도 거절했었는데…종교이든 신념이든 한 곳에 치우친 것을 따라가기보다 가운데서 양측의 요소를 보려고 했다. 국정원과 외교관이 갖고 있는 신념으로 풀어나가면 밸런스를 갖춘 영화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기획의도 및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이날 임 감독은 “아프간은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에 있는 아시아 국가이고, 요르단은 중동이다. 최대한 아프간과 비슷한 나라들을 후보지로 올렸었다. 후보들 중 요르단에 3번이나 가서 아프가니스탄과 가장 비슷한 곳을 찾기 위해 현지를 물색했다”고 아프가니스탄을 대신해 다른 나라에서 헌팅한 과정을 전했다.
이에 황정민은 “당시 코로나 팬데믹이 심했기 때문에 어렵게 해외촬영을 갔었다. 저희가 공항에 도착했는데 당시엔 저희들 밖에 없더라. 도착하자마자 격리를 위해 호텔로 들어가는데 먼저 1차로 도착했던 분들이 저희를 보며 박수를 쳐줬던 기억이 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현빈도 “여름이라 너무 더웠고 건조했다. 당시 느꼈던 흙냄새도 아직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여기에 강기영도 “더위 때문에 스태프와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극 중 제 얼굴만 보면 고생을 많이 한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운 좋게 세트에서 대부분 촬영했다”면서도 “사실 제가 모니터를 보면서 CG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멋진,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풍경에 감탄했다”고 회상했다.
황정민은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교섭 전문 외교관 재호 역을 맡았다. 임순례 감독과 20여년 만에 영화로 다시 만난 그는 “느낌이 남다르기보다 그 이상이다. 제가 영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신 감독님이기 때문에 제 마음 속 은인이다. 그 이후 작업할 시간이 언제 오나 싶었는데 이제 왔다”고 재회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임 감독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이후 22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임순례 감독은 “저희가 20년 만에 같이 하게 됐다. 제가 20여년 간 여덟 작품을 했다면 황정민은 그 사이 거의 스무 작품 정도 했더라. 저보다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저 역시 그에게 배운 게 있다. 현빈은 처음 작업했지만 ‘이 사람은 신이 다 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완벽했다”고 칭찬했다.
이에 중동 및 중앙아시아 전문 국정원 요원 대식 역의 현빈은 “제가 의지할 곳이 있겠구나 싶었다. 황정민 선배는 사석에서 친분은 있었지만 배우로서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었다. 이번 영화에서 황정민 선배와 만난다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강기영은 아프가니스탄 뒷골목에서 살아남은 잡초 같은 한국인 카심으로 분했다. 이날 그는 “감독님과 배우 라인업을 보고 나서 ‘나만 잘하면 되겠다’ 싶었다. 다행히 잘 품어주셔서 카심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촬영을 마친 소감을 남겼다.
임순례 감독은 “사석에서는 황정민, 현빈의 친분이 깊다. 하지만 작품으로는 처음인데 관객들이 그동안 못 봤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두 사람의 앙상블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고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프가니스탄 문화가 배우들에게 낯설다. 촬영의 대부분도 외국 스태프와 진행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 배우들이 잘해줬다. 특히 강기영의 대사가 길었는데 그걸 다 외워서 놀랐다”고 칭찬을 더했다.
황정민은 재호 캐릭터에 대해 “정직하고 원칙대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인물인데 이번에 욕은 안 한다.(웃음)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사명감이 있다. 개인적인 사상과 생각이 들어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은 버린다. 저는 재미있었다”고 인물을 소화한 소감을 전했다.
영어 대사가 어려웠다는 그는 “처음부터 공부를 했다”며 “처음에 ‘교섭’이라는 작품을 하게 됐을 때 주변에서 제가 국정원 역할을 맡을 거라고 생각하시더라. 현빈과 저도 역할이 바뀐 게 아닐까 싶었다. 근데 대식, 카심으로 서 있는데 그 전에 알던 친구들이 아닌 인물로서 다가왔다. 배우로서 짜릿한 행복을 느꼈다.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현빈도 “좋은 건 당연한데 의지하고 배울 게 많은 선배님이자 형이었다. 현장에서 황정민 선배와 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도 배웠고 영화를 만들어나가는 다른 시각을 느낀 현장이었다”며 “‘교섭’ 전과 후가 달라질 정도다. 현장에서 황정민이 보여줬던 에너지가 큰 자극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대식은 과거에 인질을 구하지 못해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데 재호와 일하는 방식이 달라 처음에는 갈등한다. 하지만 두 인물이 최악의 인질사건을 함께 해결하면서 통념에 굴복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현지 번역가 카심 역의 강기영은 "저는 연극영화과 학생이었는데 임순례 감독님, 황정민-현빈 선배님 옆에 앉아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황정민 형님은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지독할 정도로 달려드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 현빈 형님은 배우와 스태프를 맞춰주는 미드필더 역할을 잘해주셨다”며 “저는 한국영화의 루키가 되고 싶다.(웃음) 저에게 감독님은 마더 테레사다. 영화계에서 저희 어머니”라고 비유해 웃음을 안겼다.
‘교섭’은 2023년 1월 18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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