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추고, 꾹 참고, 터뜨렸다… 2022 KLPGA 투어를 적신 눈물

김경호 기자 2022. 12. 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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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진이 지난 6월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에서 열린 2022 KLPGA 투어 롯데 오픈에서 데뷔 4년 만에 첫 우승을 거둔 뒤 눈물의 인터뷰 후 기념 셀카를 찍고 있다. |KLPGA 제공



박민지(24)는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공식인터뷰에서 “그동안 많이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의 눈물은 ‘잘 하는 선수가 더 잘 하고 싶어’ 흘린 눈물이었다. 2021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시즌 전반기에만 6승을 몰아치며 잠재력을 폭발한 박민지는 이후 하반기 내내 우승하지 못했고, 의욕적으로 준비한 2022 시즌도 코로나19 감염으로 차질을 빚는 등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우승한 박민지는 “기권하고, 코로나19에 걸리기도 하고 그래서 자주 울었다”며 최고선수의 압박감을 토로했다. 그는 이를 기점으로 전반기 3승을 거둔 뒤 지난해 못한 하반기 우승을 3차례나 더하며 2년 연속 6승을 달성했다.

2022 KLPGA 투어에서 우승자들이 인터뷰장에서 가장 자주 꺼낸 말은 ‘울음’, ‘눈물’, ‘고통’이었다. 첫 우승의 기쁨에, 긴 슬럼프에서 벗어난 감회에, 반복되는 좌절 끝에 찾아온 우승에 울었다. 너무 지친 나머지 눈물마저 말라버린 경우도 있었다.

정윤지가 지난 5월 경기도 이천 사우스 스프링스CC에서 열린 2022 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에서 우승한 뒤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감격스러워 하고 있다. |KLPGA 제공



조아연(22)은 교촌 허니레이디스 오픈(5월)에서 3년 만에 우승한 뒤 “골프를 그만 두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했다. 데뷔 2년차 홍지원(22)은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8월)에서 첫 우승을 거둔 뒤 “주위에 골프를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우승했다”며 방송인터뷰 도중 눈물을 참지 못했다.

성유진(22)은 롯데 오픈(6월)에서 데뷔 4년 만에 우승한 뒤 “더 빨리 했어야 하는데”라며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정윤지(22)는 E1 채리티 오픈(5월) 우승후 “국가대표 동기들(임희정, 유해란)을 축하해 주면서 나는 언제 우승하나 조바심 냈었다”며 “지금 울음을 꾹 참고 있다”고 했다.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8월)에서 데뷔 6년 만에 130전 131기 신화를 쓴 한진선(25)은 “그동안 뒷심, 끈기, 독기 부족이란 소리를 들을 때는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이가영이 지난 10월 전북 익산CC에서 열린 2022 KLPGA 투어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우승을 거둔 뒤 감회에 젖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국가대표 출신 이가영(23)은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10월)에서 지겨운 2등 징크스를 털고 데뷔 4시즌 만에 우승한 뒤 “많이 울줄 알았는데, 울음도 참게 되더라”고 97전 98기 소감을 말했다. 시즌 개막 직전 교통사고로 고전한 임희정(22)은 내셔널 타이틀 대회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한 뒤 “우승하면 울 것 같았는데, 막상 울음이 안나더라”고 했다. 2021년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2년 만에 우승하고 펑펑 울었던 당시에 비하면 이젠 더 이상 울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보였다.

우승인터뷰 각오가 실현된 경우도 눈길을 끈다. 유해란(21)은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4월) 우승 뒤 “해외진출 계획은 없지만 기회가 오면 가겠다.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고 했는데 결국 미국 진출을 이뤘다. 김수지(26)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10월)에서 2주 연속 우승하고 “다른 타이틀은 차이가 많이 나지만 대상은 노려보겠다”고 한 뒤 대상, 평균타수상을 거머쥐었다. 박지영(26)은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4월)에서 “생각보다 빨리 우승했으니 올해 2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는데 비록 시즌은 다르지만 2023 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오픈(12월)에서 뜻을 이뤘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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