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가입 변수?…스웨덴, 튀르키예 언론인 본국 송환 막았다

박병수 2022. 12. 2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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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대법원이 스웨덴에 망명해 있는 튀르키예 언론인의 본국 송환을 막았다.

튀르키예 정부가 스웨덴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협상에서 요구한 사안을 막은 것이어서 영향이 주목된다.

튀르키예는 그동안 스웨덴과 핀란드가 쿠르드족 분리·독립 활동가 등 이른바 테러리스트의 안전한 도피처 구실을 한다며 이들 나라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조건으로 이들의 송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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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 망명한 튀르키예 언론인 뷜렌트 케네스가 19일(현지시각) 스톡홀름 거리를 걷고 있다. 스웨덴 대법원은 튀르키예 정부가 요청한 그의 본국 송환을 “몇가지 장애가 있다”며 막았다. EPA 연합뉴스

스웨덴 대법원이 스웨덴에 망명해 있는 튀르키예 언론인의 본국 송환을 막았다. 튀르키예 정부가 스웨덴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협상에서 요구한 사안을 막은 것이어서 영향이 주목된다.

스웨덴 대법원은 19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일간지 <자만>의 편집장이었던 뷜렌트 케네스(55)를 본국으로 돌려보는 데 “몇 가지 장애”가 있다며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그가 2016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쿠데타 시도에 참여했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은 ‘(튀르키예 수사 당국이) 케네스에게 적용한 혐의 중 몇몇은 스웨덴에서 범죄가 아닌 데다 이번 일에는 정치적 성격이 있고 그는 또 난민 신분’이라며 그를 튀르키예로 돌려보내는 것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케네스가 정치적 신념 때문에 박해받을 위험이 있다”며 “정부는 송환 요구를 받아들이면 안된다”고 밝혔다.

케네스의 송환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접 요구한 사안이다. 이달 초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앙카라로 날아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스웨덴에 머무는 이른바 ‘테러리스트’의 튀르키예 송환을 요구하며 대표적인 사례로 케네스의 이름을 직접 들었다.

스웨덴은 핀란드와 함께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오랜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나토 가입을 위해선 회원국 30개 나라 모두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현재 내년 초 동의 절차를 밟을 예정인 헝가리를 빼고는, 튀르키예가 유일하게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튀르키예는 그동안 스웨덴과 핀란드가 쿠르드족 분리·독립 활동가 등 이른바 테러리스트의 안전한 도피처 구실을 한다며 이들 나라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조건으로 이들의 송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요구에 따라 스웨덴은 이달 초 쿠르드스탄노동자당(PKK) 회원 한 명을 튀르키예로 송환한 바 있다. 그러나 2015년 스웨덴에 온 그는 스웨덴에 난민 신청을 했으나 거부된 상태여서, 이미 난민 신분인 케네스와는 법적 신분이나 처지가 달랐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스웨덴 외교부는 “대법원이 송환은 안된다고 결정하면 정부는 따를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이번 일이 나토 가입 문제에 어떤 잠재적 영향을 끼칠지 예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튀르키예 망명자들의 단체인 ‘스톡홀름 자유센터’(SCF)에서 일하고 있는 케네스는 이번 판결에 대해 기쁘다면서 “나는 스웨덴이 법이 지배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스웨덴의 사법부를 100% 믿었다. 전혀 놀랍지 않은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쿠데타와 관계없고 테러리스트도 아니다. 나는 언론인이며 인권보호라는 틀에서 언론 활동을 하는 사람일 뿐”이라며 에르도안이 직접 이름을 거론한 것은 오랜 언론 생활로 자신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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