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공모액 70% 급감...거품꺼진 글로벌 IPO시장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 /AP=연합뉴스

세계 기업공개(IPO)시장의 공모금액이 코로나19로 풀렸던 유동성이 흡수되면서 지난해에 비해 7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세계 IPO 시장에서 조달된 공모 금액은 미국 시장의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69% 감소한 2070억 달러(약 269조원)에 그쳤다도 1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IPO 시장의 침체는 최근 지속된 인플레이션과 그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식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약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골드만삭스의 아시아 자본시장 책임자인 에드워드 변은 IPO 시장이 되살아나려면 물가 안정과 금리 상승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며 “내년 2분기쯤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다는 믿음과 함께 금리 전망이 명확해져야 시장 상황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IPO 시장은 증시 활황세와 미국의 ‘묻지마 상장’ 등으로 공모 규모가 전년보다 77% 급증했지만, 흑자 전환 전망이 불투명한 정보기술(IT) 등 성장주들과 물가 급등이라는 악재를 만난 소비재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전기트럭 기업인 리비안 오토모티브의 경우 주가가 거의 70% 급락하는 등 작년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은 IPO 이후 평균 19%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국 IPO 시장의 공모 금액은 지난해보다 93% 급감한 240억 달러(약 31조3000억원)에 그치면서 지난 1990년 이후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부동산 시장 위기와 ‘제로 코로나’ 정책에도 올해 920억 달러(약 120조원)의 자금이 몰렸고, 중동에서도 약 230억 달러(약 29조9000억원)가 조달되는 등 두 지역은 여전히 뜨거운 기류가 흘렀다. 이들 지역은 내년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이나 유가 하락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중국 책임자 맨디 주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분야 규제를 완화하고 있고 코로나19 봉쇄를 푸는 명확한 흐름도 보여 시장이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역내·역외시장에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전반적으로 IPO 시장의 빠른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UBS의 개러스 매카트니 글로벌 주식발행시장(ECM) 공동 책임자는 “내년에는 IPO 시장이 서서히 정상화될 것”이라면서도 “(시장이) 곤경의 길로 갈지, 아니면 성장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며, 투자자 수요는 선택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매카트니는 미국 시장이 가장 먼저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장외 대량매매(블록딜)가 늘어나는 등 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며 전하면서 투자자들이 IPO 후보 가운데 ▲세계적 히트 게임 ‘포트나이트’의 에픽 게임즈 ▲식료품 배달업체 인스타카트 ▲스포츠용품업체 파나틱스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내년 IPO 시장의 활성화 여부는 무엇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손에 달려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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