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SR 철도 경쟁체제 유지…자문기구 "정상운영 짧아 판단 유보"
2004년 철도산업 상하분리 이후 경쟁·통합 이견 지속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에스알(SR)의 철도 공기업 경쟁체제가 유지된다. 국토교통부는 경쟁체제 유지 여부에 대해 '판단 유보' 결정을 내린 거버넌스분과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한다고 20일 밝혔다.
◇분과위 "코로나로 경쟁체제 단 3년만 정상운영…판단 유보"
국토부에 따르면 분과위는 전날 회의에서 철도 공기업 경쟁체제에 대한 평가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정부에 제출했다.
분과위는 종합의견에서 "경쟁으로 인한 국민 혜택이 늘었으므로 공기업 경쟁체제를 유지하자는 입장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첨예했다"면서도 "2020년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경쟁체제가 정상적으로 운영된 기간이 (2017~2019년) 3년에 불과해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기업 경쟁체제 유지 또는 통합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다는 종합의견을 도출했다"고 했다.
분과위는 철도산업 중장기 정책방향을 정하는 최상위 법정계획인 '제4차 철도산업발전 기본계획' 수립 연구의 자문기구다. 철도 공기업 경쟁체제에 대한 분석·평가를 위해 코레일과 SR, 국가철도공단 노사 대표 각 1인과 각 기관에서 추천한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2021년 3월부터 20차례 이상 논의를 이어왔다.
◇운영·비용 비효율에 통합 요구 지속…文정부선 주요 정책 올라
철도 공기업 경쟁체제는 철도 국유·국영체제(전 철도청)에 따른 철도 적자구조 고착화와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노무현정부였던 2004년부터 추진된 철도산업 구조개혁 일환으로 도입됐다. 당시 정부는 '철도산업구조개혁기본계획'을 수립해 철도공단(시설 건설·관리)과 코레일(운영)을 설립해 상하분리를 실현하고, 운영체제도 정부기관 직영(철도청)에서 공기업 경영(코레일)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개편에도 불구하고 코레일의 운영독점에 따라 철도운영의 비효율이 철도 건설부채 누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됐고, 이에 이명박·박근혜정부를 거치며 경쟁체제 도입이 가시화됐다. 건설부채 상환구조가 마련되도록 '철도산업 발전방안'에 따라 2013년 SR이 설립됐고, 2016년 12월 수서발 고속철도 개통으로 SRT 운행이 시작되면서 경쟁체제의 막이 올랐다.
공기업 경쟁체제가 도입된 이후에는 중복비용 등 비효율 해소를 위해 코레일과 SR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재인정부에서는 '국가기간교통망 공공성 강화 및 국토교통산업 경쟁력 강화'를 주요 정책방향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제4차 철도산업발전 기본계획 수립 연구에 공기업 경쟁체제에 대한 평가가 포함되게 됐다.
◇이용자 혜택 vs 중복비용 절감…국토부, 분과위 의견 수용
경쟁체제 유지 입장 측에서는 경쟁체제 도입 이후 △코레일과 SR의 운임할인으로 이용자에게 연평균 1506억원의 추가 할인혜택이 제공된 점 △전체 고속철도 서비스의 양적 확대 및 품질 향상이 이뤄진 점 △SRT에 KTX보다 높은 선로사용료 체계가 적용된 데 따라 고속철도 건설자금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통합 입장 측에서는 지난 2013년 폐지된 KTX 마일리지 제도가 2016년 말 부활한 것은 공기업 경쟁체제와 무관하며, 고속철도 서비스 개선은 경쟁체제 도입 외에도 다양한 외부효과가 작용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또 통합 입장 측은 △연간 최대 406억원에 달하는 중복비용 절감 △서비스 이원화에 따른 이용자 불편 해소 △효율적인 운행계획을 통한 전체 고속철도 운행회수 증가 등을 통합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경쟁체제 유지 입장 측에서는 △서비스 이원화 불편 사항은 양사 협력을 통해 해소될 수 있는 점 △운행횟수 증가는 선로혼잡도(현재 92.6%) 감안 시 실제 적용이 어려울 수 있는 점 등을 언급했다.
국토부는 분과위의 종합의견을 수용할 방침이다. 원희룡 장관은 "나라별 사회·문화적 여건에 따라 다소간 차이는 있으나 해외에서도 독점에서 경쟁으로의 전환이 철도 발전의 기본방향"이라며 "국민의 이동을 책임지는 철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 내에서 건강한 철도 경쟁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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